바질이 죽었다. 화분을 가져다 버린 건 벌써 지난 주의 일이다. 잘 키워보려고 애썼는데 결국은 죽고 말았다. 처음부터 잎이 시들시들한 게 병든 것 같았는데 벌레는 먹은 거라고 하셔서 그러려니 했는데 역시 처음부터 아팠던 게 아닐까. 잘 키워보려고 벌레 먹은 잎을 떼어주고 나니 대머리가 되었다. 그리고는 날이 너무 더웠던 게 문제였던걸까. 물도 주고 집 안으로 사는 곳도 바꿔주었는데 초파리가 꼬이고 새로운 잎도 생겨나지 않았다. 바질이 죽고 청소를 하고 이불을 바꿔끼고 계절이 바뀌고 있다. 아직도 간간이 에어콘을 키곤 하지만 그래도 입추가 지나고 비가 오고나서 확실히 공기의 온도가 다르다. 무엇이 목표를 이루는데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바질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어 수업을 하기 싫다기 보다는 하고..
어쩌다보니 식물의 날. 오늘은 부지런을 떨고 싶은 날이어서 일어나자마자 씻고 빨래도 돌리고 시원한 쥬스도 한 잔 마시고 쓰레기도 잔뜩 가져다버리고 베란다에 있는 식물들 가지를 쳤다. 너무 많이 자라서 머리가 산발이라 누렇게 말라버린 잎도 치고 옆으로 너무 많이 자란 잎도 치고 완전히 초록초록하게 만들어줬다. 바질페스토가 먹고 싶은데 생각보다 비싸서 바질을 키워보자고 생각한 지 며칠 째, 근처 꽃집을 두군데 정도 들러보았는데 허브는 안판다고 했다. 마침 오늘 양재에 갈 일이 생겨서 신랑하고 함께 꽃 시장에 다녀왔다. 꽃 시장 폐장 즈음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는 건 좋았지만 꽃도 거의 없었고 허브도 찾기 어려웠다. 공기가 안좋아서인지 잎이 큰 나무들이 유행이라 그런지 스투키, 선인장 종류들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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