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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식물의 날. 오늘은 부지런을 떨고 싶은 날이어서 일어나자마자 씻고 빨래도 돌리고 시원한 쥬스도 한 잔 마시고 쓰레기도 잔뜩 가져다버리고 베란다에 있는 식물들 가지를 쳤다. 너무 많이 자라서 머리가 산발이라 누렇게 말라버린 잎도 치고 옆으로 너무 많이 자란 잎도 치고 완전히 초록초록하게 만들어줬다.



바질페스토가 먹고 싶은데 생각보다 비싸서 바질을 키워보자고 생각한 지 며칠 째, 근처 꽃집을 두군데 정도 들러보았는데 허브는 안판다고 했다. 마침 오늘 양재에 갈 일이 생겨서 신랑하고 함께 꽃 시장에 다녀왔다. 꽃 시장 폐장 즈음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는 건 좋았지만 꽃도 거의 없었고 허브도 찾기 어려웠다. 공기가 안좋아서인지 잎이 큰 나무들이 유행이라 그런지 스투키, 선인장 종류들만 가득했다. 그 와중에 신기한 건 무화과까지 키워먹는 추세라는 점. 블루베리 뿐만 아니라 아직은 이름이 생소한 베리까지 있어서 신기했다. 본의 아니게 키우고 있는 우리 집 식물들 이름도 알게 되었다.



가동, 지하 상가, 2층 상가까지 갔다가 나동에 가면 아마 있을 거란 얘기를 듣고 가서 한바퀴를 돌고 세번 넘게 묻고서야 바질을 찾았다.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신선하고 커다랗지 않고 잎사귀는 벌레먹고 혼자 서있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이었지만 그래도 여름이니까 물 잘 주면 무럭무럭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 개를 들고 왔다. 벌레 먹은 잎사귀를 다 떼면 앙상하게 가지만 남을까봐 몇 장은 차마 못 뗀 집에 온 첫 날 바둥이들. 버리는 잎에서 나는 향기도 어찌나 좋은지 기분이 좋아지는 냄새였다. 바질은 겉흙이 마르면 물을 듬뿍 주면 된다고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햇빛은 직사광선 말고 햇빛이 들기만 하면 실내든 실외든 어디서든 자란다고 한다.



우리 집엔 엄마가 가져다 준 맛있는 잣이 있으니 감당할 수 없을만큼 무럭무럭 커주길 바래! 올 여름 동안 맛있는 바질페스토로 거듭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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