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없어진다. 영어, 일어, 한국어를 동시에 보다보면. 그러니까 영어를 한국어만큼은 아니어도 일어만큼만 할 줄 알아도 이 번거로움이 없을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술의 발달로 번역기와 온갖 사전, 그리고 영어 잘하는 갱님 덕분에 이렇게 할 수 있으니 다행이지. 그렇게 하루 종일 온갖 언어를 보다 한국어를 곱씹으니 날 힘들게해도 한글이, 내 모국어가 내게는 가장 편안하고 내 마음에 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일이 좋고, 정말 정말 힘들어도 그래도 또 다시 책상에 앉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한 것 같다. 어떻게 하는지, 어떤 생각으로 해왔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내가 납득하고 남에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되는 거겠지. 책을 많이 보다보면서 느낀 것, 내가 번역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
선수들의 검게 그은 ('그을린' 이라고 생각한다. '그은' 은 긋다의 활용형. [긋다] 는 크게 두가지 1. 어떤 일정한 부분을 강조하거나 나타내기 위하여 금이나 줄을 그리다, 또는 2. 비가 잠시 그치다, 의 의미기 때문이다. 양억관씨의 번역본을 볼 때면 문학적인, 흔히 말하는 시적 허용이 있는 번역자 나름의 의역이 아니라 단지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앞 장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역으로 배울 점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 느낌이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프로 선수의 얼굴은. 하나같이 듬직하고 건강해 보인다. 그 가운데 교복 차림의 청년 셋이 섞여 있다. 아마도 고교 졸업을 앞둔 루키일 것이다. 아직도 신분은 고등학생이라 구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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