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에 구경을 갔다. 커다란 나무 바구니랑 유리컵 같은 걸 사고 싶었는데 주로 옷이 많아서 구경을 슬슬 하고 걸어서 이런 게 여기 있구나, 나중에 올 일이 있으려나 하면서 걸었다. 옷 만드는 걸 배우고 있다보니 걸어오는 길 마다 보이는 도매 상가, 신발 상가, 가방 상가, 부자재 상가, 기계 주름 잡는 집들이 다르게 보였다. 하긴 그동안은 걸어본 적 없는 동네기도 했고. 광장시장에 가서 빈대떡에 막걸리나 한잔 하고 집에갈까 하고 시장에 들어섰는데 세상에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시장을 빠져나가는데만 이십분이 넘게 걸렸다. 신랑이 있었던 경찰서 앞에 가서 이게 벌써 십년 전이네 하고 곱창에 소주 마시면서 데이트 기분도 만끽했다. 저마다의 삶이 있는거지. It will e..
영어는 스펠링만 보고는 그 발음도 할 수 없는 어려운, 비이성적인 말이다. 26글자가 어째서 43개 또는 50개로 발음 되어야하는건지. 하필이면 어려운 말이 전세계 공용어라 살기가 힘들다. 그래도 우리나라 보다는 조금 쉽게, 당연하게 영어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건 좋은 거 같다. 나에게 영어가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고, 얘네들에겐 나보다 쉬운 게 당연하니까 못해도 창피하지 않다. 영어 실력 같은 걸로 사람의 전체적인 능력치에 부가적인 상하관계, 존경이나 후광 같은 게 붙지 않는다고 할까. 영어를 잘하는 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게 그 사람의 훌륭한 점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영어를 못하면 덜 떨어져 보이는 문화 자체가 이상하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거나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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