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그런 학생으로 지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고, 그저 그런 청년으로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직업을 찾기 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마흔 이전에는 절대로 절망하면 안 되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체념해서도 안 되는 거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낭비해도 괜찮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낭비를 낭비로 느낀다면 곤란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렸을 때부터 낭비를 생활화해왔다. 시간을 절약한다거나(아니, 그 많은 시간을 왜?) 잠을 줄인다거나(아니, 푹 자도 시간이 남던데) 하는 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선택하기 위해 결정하는 방식은 언제나 똑같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버린 것은 돌..
현실이 아무리 초라하고 비루할지라도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헛된 인생을 사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에게 무시 당하는 걸 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멸시받는 건 더 견디기 어려운 일.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울면서 달리더라도, 뻔뻔하게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 그게 살아가는 프라이드가 아닐까. 난 과연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젊어서 자꾸 무언가 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 열망으로 좌절하고. 그래서 젊음은 안타깝다고 하는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냉정한 사회에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좀 더 편안해질 것이다. - 서른 살의 집, 노석미.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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