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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그런 학생으로 지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고, 그저 그런 청년으로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직업을 찾기 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마흔 이전에는 절대로 절망하면 안 되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체념해서도 안 되는 거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낭비해도 괜찮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낭비를 낭비로 느낀다면 곤란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렸을 때부터 낭비를 생활화해왔다. 시간을 절약한다거나(아니, 그 많은 시간을 왜?) 잠을 줄인다거나(아니, 푹 자도 시간이 남던데) 하는 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선택하기 위해 결정하는 방식은 언제나 똑같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버린 것은 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취한 것은 아껴 써야 한다.



 


도와주는 사람도 없다. 혼자 모든 걸 조사하고, 혼자 책임지고, 혼자 기뻐해야한다. 하지만 낭비해도 좋은 사람에게는, 다른 걸 버리고 시간을 얻은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신나는 작업이 없을 것이다. 한 문장 다음에 올 수 있는 문장은 무한대다. 무한대의 가능성 중에서 오직 나만이 선택할 수 있다.


그보다 먼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는 왜 기록하려 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고 싶은 것일까. 아름다움을 기록하려는 것일까, 정보를 기록하려는 것일까, 내 흔적을 기록하려는 것일까.




나는 그 답을 찾고 싶었다.


 


 


놀 수 있을 때는 최대한 즐겁게 놀았어야 했다.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고, 관대했어야 했다. 앞으로는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나 역시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뭐라도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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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되겠지, 김중혁.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