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 : 위로

사랑이라니,

김곰곰 2014. 2. 27. 02:02


 


 


 사랑이 입을 열면,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다. 사랑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면 거기서 멈춰야만 한다. 너무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사랑한다는 말은 상대방의 정체성마저 요구하는 일이다. 그건 무방비도시의 어둠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너무 무리한 요구다. 현대적인 사랑의 방식이란 우리가 절대로 알지 못하는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마도'혹은 '어쩌면'으로 시작되는 문장의 본뜻이 'You never know'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걸 모르면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갈 수는 없다. 누구도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


 


 


 


 


 


 "그런데 너만 보면 궁금한 게 하나 있다. 너는 닭고기하고 여자 중에 뭐가 더 좋냐?"


 "당연히 여자가 좋지, 임마."


 "그럼 어떻게 한 여자보다 닭고기에 대한 사랑이 더 오래가냐? 난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작가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