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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로 게스트 하우스 침대에 앉아 쉐어를 중심으로 3일 내내 찾았다. 첫 날은 여유롭다 둘째 날은 조바심이 들고 인스펙션하고 돌아오는 길엔 조금 더 찾아보자고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삼일 째 아침은 더디오는 트레인을 핑계로 살짝 다투기도 했다. 마음에 들고 가격도 합리적인 집을 찾기가 어려워서 큰 마음 먹고 렌트까지 눈을 돌려서 찾아보다 처음 만난 집이 이었는데 그 집이 우리가 함께 사는, 함께 고생하며 알아본 첫 집이 되었다.

오늘 아침에 인스펙션을 하고 디파짓 없이 예약을 걸어둔 쉐어가 있었는데 그 집의 장점은 차이니스 오스트렐리안과 산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친구들과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거야말로 여기서 밖에 할 수 없는 경험이고 심지어 여기서도 하기 어려운 경험이다보니. 단점은 방이 약간 작았고 집이 전반적으로 오래됐고 고양이가 있다는 것? 고양이 자체는 단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러지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T_T 집은 단정하고 빈티지하고 무엇보다 오너 청년이 무척 친절하고 개선 가능한 태도를 보여서 정을 붙일 수 있을 거 같아서 예약을 했는데 결국은 미안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늘 본 집은 주인 집 옆에 붙어있는 독채라서 문도 따로 쓰고 집에서도 완벽한 독립성이 보장된다. 우리는 개인적이고 조용하고 여러 가지에 예민한 편이라 결국은 이 하나의 이유가 모든 걸 이겼다. 집은 작지만 그래도 숨 쉴만한 공간이었고 좋은 점이 참 많았다. 화장실도 당연히 둘만 쓰고 작년 11월에 리모델링해서 집이고 화장실이고 새하얗고 깨끗하다!!! 우리가 이 집의 첫 주인이자 게스트이라는 점도 신혼인 우리에게는 이거슨 운명의 데스티니. 부엌에서는 잔디가 보이는데 T_T 나의 집에 대한 개인적인 로망은 욕조와 빨래를 널 수 있는 베란다, 밖이 보이는 환한 부엌이기 때문이다. 부엌과 함께 베란다 대신 주인집과 우리집만 쓰는 작은 마당을 얻게 되서 언제든 빨래를 햇볕에 말릴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다. 참 좋을 거 같다. 목표했던 기간 내에 추가 비용 집행 없이 집 문제가 해결되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내일은 늦잠도 잘 수 있을 거 같은 기분!

기타 까먹기 전에 적어둔 것들 : 소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 지붕 안에 쉐어보단 낫겠지, 집세 외에 물세 전기세 가스비는 쿼터에 한번씩, 최소 기간은 없지만 가급적 오래 살았으면, 보증금 및 집세에 대한 계약서와 영수증 가능, 전기 미터기나 등등 개선가능한 사항은 고려해주실 것 같음

시드니에서 집 알아볼 때 고려할 것들이 참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안전!

얼마나 안전한가 : 동네마다 범죄율을 볼 수 있어서 신랑이 보내준 캡쳐본을 공유합니다. 빨강이 제일 위험 <<< 주황/노랑은 개별적으로 조심할 필요가 있는 동네 <<<<<< 연두색에 가까운 노랑은 치안이 안전한 지역이랍니다.

집이란 아주 개인적인 공간이라 수많은 조건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전한 지역인지 / 마을의 첫 인상 여기가 좋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직감 / 트레인 내려서 집까지 가는 길에 마주친 인구 비율 / 가격 마지노선을 지킬 것 / 당연히 비싸면 대부분 집이 좋아지니까 그 이상은 보지 않았어요 / 트레인에서 5분 안에 가능한지 / 스튜디오가 베스트 / 쉐어는 4명을 넘기지 않을 것 / 거실이나 베란다 쉐어가 없는 집 / 비흡연 / 주차가 가능한지 / 노 펫 / 노 갓난아기 등을 고려했습니다. 시드니는 북향이 볕이 잘 들고 겨울에 결로가 없다는데 저희도 마지막 집에 오후에 가서 이 부분은 체크를 못했어요. 여기 덥나요 춥나요 물어보긴 했습니다만 저희는 더위 보단 추위에 약해서 에어콘 보다는 단열과 채광이 중요한데 살아봐야 알 것 같네요. 하, 입주까지 무사히 마치도록 주말엔 또다른 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