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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시작이라는 설을 두번이나 보내면서도 겨울 방학 동안은 계획을 하고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다가 3월 2일이 되면 결국 준비한 걸 시작하는 것도 아닌 채로 언제나 무언가 시작되버렸다. 사실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슬몃 땀이 나는 초여름 쯤이 되면 적응도 되고 무언가 돌아볼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겨울이 될 때면 그때가 그리워지는 것이다. 시작이라는 건 언제나 도대체, 왜,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일인 것 같다. 3월 2일이라는 걸 자각하면 봄이 온다는 기분만은 간직하고 있었던 거 같다. 어느덧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날이 되었다. 게다가 여기는 날씨도 정 반대인데, 그래도 꼬마들은 초등학생이 되어 오늘을 제외하고는 엄마 아빠 손을 잡지 않고 혼자 걸어다니게 되고 눈을 맞고 졸업하고는 이제는 더이상 크게 입을 필요가 없는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이 된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3월 2일은 어떤 설레임이 있는 날인 것 같다. 다음 달이면 섬머 타임이 끝나고 가을이 온다. 가을이 시작 될 즈음에 떠나와서 6개월 동안 여름에서만 살았다. 선뜻한 바람이 불고 따뜻한 집으로 얼른 돌아가 마주 앉아 저녁을 먹는 게 행복해지는 겨울이 온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새로운 기다림이구나. 가는 여름이 아쉬워서 그렇게 여름 나라에서의 생활이 그리웠었나보다. 여행 사진을 보니까 또 한참을 여행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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