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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으면 막아지고 닫으면 닫히는 것이 마음이라면, 그러면 인간은 얼마나 가벼워질까.
그 모든 것들이 혜인에게 위안을 줬다. 사람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위태롭고 위험한 것인지 여자로부터 배운 셈이라고 혜인은 종종 생각하곤 했다. 사람은 그런 식으로 쉽게 행복해질 수 없는 법이라고.
1호선 열차를 타고 통학을 하던 때가 기억났다. 열차가 한강을 지날 때면 어쩔 수 없이 여자가 떠올랐고, 그리웠다. 그 마음과 애써 싸웠던 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혜인는 그리운 감정이 들이칠 때면 그냥 그것이 밀려오도록 내버려뒀다. 그립구나. 내가 여자를 그리워하는두나,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숙모는 숙모지.
혜인은 그렇게 말하고 여자 쪽으로 다가갔다.
내 숙모지.
여자의 곁에 붙어 앉은 혜인의 머리를 여자는 몇 번이고 쓰다듬었다.
너는 혜인이지. 혜인이 너는 너지.
-
내게 무해한 사람, 손길. 최은영.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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