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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때 부터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하면서 내가 잊지 않고 한 일은 읽은 책의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는 일과 떠오르는 문장을 적는 일이다. 손글씨로 일기를 쓰는 일도 매일 잊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손으로 글씨를 쓸 때보다 빨리 적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적을 때는 더욱 적절한 것을 찾다가 잃어버리면 그 뿐의 가치가 있었지만 이미 기성품으로 나와버린 책의 문장은 그것을 읽었을 때의 감흥이나 순간을 되도록 잊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한 번 더 적는다고해서 세상이 바뀌는 일은 없지만 과연 그런 것들이 쌓여왔기 때문에 나라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닐까. 아직은 아무 것도 되지 못했지만 아무 것도 되지 못한다고해도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나의 존재. 죽는 날 생각했을 때 목표했던 것에 65%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바꿀 수 없는 나의 인생이어서 좋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충실한 삶을 살자. 시간이 흐르고 주변이 변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가 인정받는 게 아닐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에 변용하고 한 자리에서 꾸준히 같은 일을 한다는 건 어떤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을까.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다이어리, 메모, 핸드폰 메모, 읽는 책에까지 뭔가 적는 까닭은 뭘까?
그 모든 종이와 사이버 공간을 모아서 가져다 붙인다고 해도 하나의 완전체인 나를 만들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이 내 마음을 움직이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있고 어떤 음식을 먹고 그런 것의 조각을 모으다보면 그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서. 덧붙여 옛날 기사 메모.
 




출판 편집자 되려면

전공

인문학 전공자들이 비교적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을 전공했다면 과학책을, 음악을 전공했다면 음악책을 편집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글을 좋아하고, 잘 읽고, 잘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출판 편집자는 좋은 글과 문장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작가가 왜 이런 책을 썼을까,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인가 생각하면서 ‘원고 읽기’를 해야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토대로 글에 담긴 작가의 생각을 되짚어보는 ‘겹쳐 읽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을 보더라도 자기만의 ‘기록’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책을 본 뒤에는 좋은 문장, 읽은 느낌 등을 적어본다. 메모는 비판적 책읽기의 기초이고, 편집자가 반드시 ‘전공’해야할 분야다.


적성

① 호기심:
세상과 인간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단 한 권의 책도 만들 수 없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그런가?’ ‘왜 그런가?’하는 호기심이 샘솟고, ‘다른 사람들은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편집일을 잘 할 수 있다. 

② 관찰력: 작가, 또는 취재 상대가 말 하는 것을 잘 듣고, 어떤 사람인지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글 쓰는 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주요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 특별한 버릇은 없는지…. 세심하게 관찰한 뒤라야 ‘이 사람과 어떤 책을 만들 수 있겠다’는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③ 열정: ‘이런 얘기가 무슨 책이 되겠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런 책을 만들 수 있고,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라고 설득할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하다. 남을 설득하려면 자신의 생각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편집자의 열정은 안으로부터 나오되 독자를 향해 무한히 열려 있다. 

④ 집중력: 창 밖에 눈이 내리더라도, 지금 편집하고 있는 책이 꽃피는 춘삼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편집자는 ‘봄’을 살아야 한다. 책을 기획하고 작가와 밀고 당기기를 할 때는 철저히 현실적이어야 하지만, 원고를 앞에 놓고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현실을 깡그리 잊고 오직 글에만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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