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책 : 위로

삶의 여백

김곰곰 2012. 2. 25. 01:25

 
의욕적으로 일하려면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훌륭하게 될 거라고 하지. 그건 착각이다. 너도 그런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잖아. 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침체와 평범함을 숨기려고 한다.
  사람을 바보처럼 노려보는 텅 빈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그 위에
아무것이든 그려야한다.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
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캔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 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 앞에 서면 두려움을 느낀다. 반면에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놓는다. 그것도 영원히! 텅 빈 캔버스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삶이 우리 앞에 제시하는 여백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공허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더라도, 아무리 무의미해 보이더라도, 확신과 힘과 열정을 가진 사람은 진리를 알고 있어서 쉽게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난관에 맞서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간단히 말해, 그는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1884년 10월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반 고흐

'책 : 위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 샤워기로부터 깨달음  (0) 2012.02.25
여름, 계기.  (0) 2012.02.25
눈앞에 뭔가 보이기만 한다면  (0) 2012.02.25
아빠  (0) 2012.02.25
언제나 누군가 있었다.  (0) 201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