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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가난

김곰곰 2012. 2. 25. 01:41

 
그날 내 마음은 너무나 가난했어. 만약 가난하다면, 평생 동안 계속 가난하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생각할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어. 돈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 같았어. 단지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거야. 그러자 막연히 두려워했던 안개가 걷히는 것 같았어. 물론 알아. 정말 가난한 사람에 비하면 엄살에 불과하지. 그래 내 가난은 아직 실재가 아니야. 내가 가난하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우울한 정도지. 가난이란 우울조차도 복잡하거나 모호하지 않고 명쾌해. 돈만 있으면 해결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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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과 멸, 밤의 나선형 계단, 전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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