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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위로

존레논과 신경숙

김곰곰 2012. 3. 10. 21:54
열여섯의 나, 기숙사 마룻바닥에서 외사촌이 내 말을 묵살해 버릴까봐서 열심히 더 말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내가 원해온 일은 그런 글을 쓰는 일이었고 다른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외사촌은 편지지 위에 대고 있던 볼펜을 턱에 갖다대고 고갤 갸웃한다.
"그런 사람들은 다르게 태어나는 것 같던데?"
나는 외사촌이 그러니 너는 작가가 될 수 없을거야, 라고 할까봐 조바심치며 좀 더 말한다.
"다르게 태어나는 게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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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