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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motivation 관심

급식

김곰곰 2012. 6. 11. 23:53

오늘은 회사가 파주로 이사를 갔다. 광화문이 너무 좋아서 그렇지 사실 파주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곳도 아니고 뭐, 싫다고는 하지만 견딜만한 곳이다. 일단은 건물들이 아름답다. 하나도 같은 건물이 없다. 이 땅은 예전에는 저수지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지반이 약하다고 하다. 지하 주차장도 없고 온통 1층부터 반듯하게 높지 않은 건물들로 지어져있다. 약간은 우울할 수 있는 모노톤이 대부분. 어찌보면 세련될 수도 있는 외벽 콘크리트와 녹이 슬게 놔둔 벽들. 그런 정리되지 않음이 나는 마음에 든다. 우리 사무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1층을 쓰는데 3층까지 다녀보니 1층도 좋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음, 조만간 바뀔 거 같긴 하지만 이 순간을 즐기자. 넓고 맨 뒷쪽 자리. 내가 과장 차장 되기 전에 언제 이런 감독자의 눈이 없는 안락한 자리에 앉아보겠는가. 누가 본다고 신경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락한 구석은 좋으니까. 이렇듯 언제나 나는 좋아하는 것들에 훨씬 더 많은 마음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은 내가 지독하게 싫어하는 것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급식. 비둘기와 이기적인 사람과 더불어 정말로 싫어한다. 일단 물스민 그 찐밥을 못먹겠다. 왜 그리 그게 비위가 상하는지. 흐물흐물 너무 익어 양배추인지 오징어인지 알 수 없는 우리나라 바다에는 살지도 않는 대형 오징어와 녹기 전의 흐물텅한 양배추.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 닭고기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의 까스. 엄청 짠 소스와 스프. 그나마 먹을 수 있던 것은 배추국. 으으, 그것도 역시 누군가ㅡ게다가 입주한 우리ㅡ를 위한거지만 난 역시 별로다. 모두를 위한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그런 거. 멀어도 괜찮은데 맛있는 밥이 없어서, 정말로 더럽게 맛없는 밥이 있어서 화났던 첫날 출근. 내일을 위해 햇반과 참치라는 인스턴트를 챙기고 냉장고를 정리하다보니 두부가 있네. 후다닥 두부조림을 해서 통에 담았다. 처음 해보는거라 엄마가 해준만큼 맛있진 않지만 내일은 여럿이 먹으니까 그럭저럭 맛있게 먹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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