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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째서 위로가 되느냐고, 구태여 묻는 사람이 있다면 접어논 귀퉁이 마다에 공감해 달라고 하겠다. 그 접힌 종이들마다의 총체가 나란 사람의 상처다.
늘 책을 읽으면서 나는 궁금했다. 나는 왜 이렇게 계속해서 책을 읽고 뭔가를 쓰고 있는걸까. 그 누구에게도 부치지 못할 이 글을 왜 이렇게나. 알아주세요 하는 마음도 아예 없진 않겠지만 글을 읽는 동안 나와 어떤 문장을 동일시하게 됐고 그건 이 세상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당연한 위로였고 거창한 구원 같은 게 아니라 쓰면서 나 자신을 구체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의 까닭과 연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나를 사랑하고 상대를 연민할 수 있게 되어갔기 때문이다. 그건 나를 위한 일이었다. 세상에 이만큼이나 나를 위한 일도 없겠다 싶었다.
뭔가 되고 싶긴 한데 뭐가 되야될진 모르겠고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라는 데 뭘 해야될지 몰라서 지금도 읽는다. 책 읽기만큼 권장되며 방해받지 않는 일도 드물었으니까. 게다가 가끔씩 자주 인정받았다.
사람에게 첫 인상, 야구단이나 연예인에게 스윙 한 번 취임새 하나에 팬이 생기는 것 처럼 책에게는 한 문장이 있다. 아무리 부족해도 마음을 끄는 그 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하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 문장.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인간에 대해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보다 인간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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