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제주도 처음 오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인데다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아서 정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꽉꽉 들어찼던 곳.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도 여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목탄 덩어리를 몇 개씩이나 다발로 세워논 것 같은 모양에 새파란 바다가 일렁이는 걸 보니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라서 신기했다. 높은 곳에서 트여있는 바다를 볼 수 있어서 멋지다. 목탄 느낌은 없지만 높은 곳에서 바다를 보고 싶은데 이 곳이 많이 혼잡하다면 제주 신라, 롯데 쪽 바다에 가는 길도 비슷한 느낌이 난다. 예전에는 투숙객만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그쪽을 산책해도 좋을 듯 하다. - SONY A7K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
비오는 날 가면 좋다던 엉또 폭포에 갔는데 비가 안오면 물이 아예 없는 건천인 줄은 몰랐다. 시원하게 폭포가 떨어지고 있었다면 더 멋있었겠지만 우리가 있는 내내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몇 번을 가도 볼 순 없었다. 물이 한 방울도 없는 폭포의 덩어리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어떤 목표가 없다는 건 그 자체로 여유를 주는 것 같다. 타박타박 걷다가 길에 흐드러지게 핀 이 빨간 열매가 너무 예뻐서 내려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여러 번 찍었다. 동네 아저씨는 뭐 이런 걸 찍으러 내리나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셨지만. 가을이면 제주도 여러 곳에 피는 것 같은데 여기저기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SONY A7K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
가기 전에 서울은 바람이 좀 차가워지긴 해도 빛은 여름에 가까웠던 것 같은데 집으로 가는 창밖을 보니 울긋불긋 가을에 가까워졌다. 볕이 따뜻해지고 바람이 차가워지고 오후가 긴 느낌, 하늘도 풍경도 멀고 아득하다. 생각해보니 제주는 막히는 것이 없어서 시야가 넓었고 훨씬 자연과 가까웠던 거 같다. 두모악에서 본 80년대 말의 오름 사진은 지금 제주에는 없는 원시성 같은 게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비교하면 아직도 천진난만한 것 같다. 있을 때는 그 바다가, 저 나무들이 그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
관광객보다는 도민이 자주 가는 것 같은 해장국집, 삼일식당. 해장국이라기 보단 짬뽕처럼 고추기름이 도는 육개장 같다고 할까? 남자 사람 친구의 자취방 같은 복층 집에서의 첫날 밤이 어색해서 낯선 길을 나가 라면에 맥주를 마시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집에 정을 붙이기로 하고 속 풀자고 먹은 제주의 첫 끼. 맛있고 시원했다. 뜨거운 국물을 몇 입 먹고 나니 술이 올라오는 기분, 울렁울렁. 그렇지만 마저 뜨거운 밥과 국물로 눌러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술이 깨고 가뿐하고 개운해진다. 언제 이렇게 술꾼, 아니 어른이 되었나. 제주에서는 신선한 고등어를 회로 먹을 수 있다고해서 이번에는 유명하다는 집을 찾아서, 만선식당. 탄산온천에 여행의 피로를 녹이며 노곤노곤. 개운하게..
어제의 밥. 냉장고 채소 정리 볶음밥. 마늘 감자 양파 버섯 호박 넣고, 달걀은 튀기듯이 후라이, 두툼하게 두부 스테이크. 밥이 질어서 약간 아쉬웠음. 햇반보다 저렴해서 오뚜기밥을 구매했는데 밥이 좀 진 것 같다. 우리가 전자렌지 없이 밥을 끓여서 그런건지.. 오늘의 아점은 스팸과 매운 고추 넣은 오일 파스타. 알리오올리오로 하려 했더니 신랑이 내 실력이 미심쩍은지 공산품 추가를 요청함 ㅎㅎㅎ 온 첫날은 방 컨디션 보고 좌절했지만 익숙한 음식으로 견뎌내보기로 하고 카레와 커피 한 사발. 제주도 돼지고기, 제주도 감자 넣고 달큰 폭삭했다. 저 수저는 왠 청와대에서..하사품인가. 그 다음은 조금 적응하고 멋지게 된장찌개를 성공했는데 아침에 급히 나가느라 사진이 없다. 다음 얼갈이 된장국으로 만회를!
우리가 제주도로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결혼하고 해외에서 생활할 것이기 때문에 신혼여행으로 멀리 다녀오는 것은 피곤했다- 국내에서 처리할 일들도 있었고 - 더불어 해외에 나갈 때까지 한국에 지낼 독립된 집이 없었다 - 시댁에서 계속 살자니 안살아봤지만 불편할 거 같고 - 서울에서 단기 렌트를 하자니 비쌌다, 새로울 것도 없고. - 그렇다고 각자 살던 집에서 따로 살자니 이건 결혼한 의미가 없는 거 같고 - 그래서 신혼여행 기간이 길어졌고 - 가을 제주도가 참 좋다더라 하고 결정했다- 운전 연수가 필요했다 제주도가 주는 메리트 - 국내기 때문에 공인인증서, 핸드폰 등 뭐든게 가능했다 - 음식이 잘 맞고 말도 통한다 - 요즘 한달 살기가 유행이라 정보가 많았다 - 너무 도전적인 모험은 아니었다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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