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살면서 강북으로 가야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수없이 지나친 동네. 지금처럼 인원수 제한이 없을 땐 버스에 낑겨 앞문이나 뒷문에 낑겨 한남대교를 지날 땐 저 밑 한강에 드러눕고 싶다고 생각하기를 수십번이었다. 강도 보이고 강북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찬찬히 걸어본 적은 없던 곳인데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이 곳으로 작업실 겸 사무실을 옮겨서 가보았다. 오래된 집을 개조한 모던한 사무실, 넓은 책상, 편한 의자, 좋은 책과 그릇들, 식물들. 그녀의 단정한 취향이 잘 스며있는 공간이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고 처음엔 안부를 물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많이했다. 친구는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까? 공백을 두고 조금 더 들어도 좋았을텐데. 돌고 ..
몇 가지나 더 있지만 퇴근하고 가끔 이런 하늘 빛을 배경으로해서 누군가를 기다린다거나 집에 가거나 한다는 거였지. 여기가 남의 동네가 아니라 내가 속한 곳이라는 게 기분이 좋았다. 좋은 건 가지기가 어려우니까, 가끔 그게 마음이 벅차 오르거나 내심 흐뭇했다. 서울시민이 아니었을 때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 광타벅스 4층. 여긴 낮에도 좋고 밤에도 좋다. 초여름도 좋고 한여름도 좋지만 역시 위 아래 하나는 반팔을 입을 때가 제격이지. 어릴 때 스타벅스에도 흡연석이 있어? 우와 하면서 여길 언젠가 처음왔던 거 같다. 그땐 여기가 내 본거지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주왔다. 그땐 광화문점에 지금보다 자주갔지. 다시 멀어졌으니 고객으로 종종 자주 다시 가야겠다. 그러고보면 초여름 해질녘은 거기가 어디라도 그 장소..
아침에는 눈 뜨느라 까맣기만 하면 커핀가보다 하고 마시지만 밥 먹고는 꼭, 반드시 맛있는 커피가 먹고 싶어지기 때문에 호사하는 기분으로 커피투어에 간다. 회사 근처에서 가본 집 중에 커피는 제일 맛있는 거 같아. 이 집에서 파는 더치커피가 참 좋다. 찐하고 군더더기 없어. 커피 사들고 산책하려는데 바로 위에 새 음식집이 세를 들어오나보다. 그림으로 보아하니 인도 내지는 네팔 뭐 그런 음식집이 아닐까. 이렇게 그림 그리고 계신 아저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참 좋았는데 물론 사서 드시는 걸 수도 있고 업체에서 사드린 걸 수도 있겠지만 저 옆에 커피. 늘 친절하게 인사하는 사장님이 한잔 드시고 하라며 주셨을 것만 같았다ㅡ어디까지나 나의 상상. (이 집은 사장님도 남자, 일하는 분들도 남자 뿐인데 여자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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