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그런 학생으로 지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온 힘을 기울였고, 그저 그런 청년으로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 직업을 찾기 보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마흔 이전에는 절대로 절망하면 안 되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체념해서도 안 되는 거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낭비해도 괜찮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낭비를 낭비로 느낀다면 곤란하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렸을 때부터 낭비를 생활화해왔다. 시간을 절약한다거나(아니, 그 많은 시간을 왜?) 잠을 줄인다거나(아니, 푹 자도 시간이 남던데) 하는 일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선택하기 위해 결정하는 방식은 언제나 똑같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버린 것은 돌..
좀 더 실용적으로 살 걸, 하는 사람. 본 적 없지만 아마도 없을 거 같다. 조금 더 즐기고, 조금 더 강한 말로 하면 조금 더 인생을 낭비하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사람을 위해서 그 사람과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했겠지. 싫은 걸 조금도 참지 않고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걸 겨우겨우 참아가면서만 살지 않기를. 인생에 더 많이 이야기 거리와 짙은 경험,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맞이할 것. 두 팔 가득 뻗어서.
젊은 시절은 낭비의 연속입니다. 얼마나 멋지게 그 시간을 낭비했는가? 그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학창 시절의 방과 후는 그렇게 낭비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입니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정신없이 사랑과 우정에 빠져드는 것이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좋은 어른이란 인생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나쁜 어른은 시간, 돈, 감정, 그 모든 것에 인색한 사람들입니다. 젊은 시절은 낭비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낭비하지 않으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당장 죽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괴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면 멋진 낭비의 추억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될 겁니다. -방과 후의 음표, 야마다 에이미. 민음사.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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