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지기는 했지만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그런 상태는 아니다.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뿐, 뭔가 새롭고 구체적인 것이 나타나면 지금이라도 벌떡 일어나서 달려 갈지도 모른다. -strange days, 무라카미 류. + 지금 나를 표현하는 문장. 이 문장을 찾으려고 옛날 미니홈피를 찾았다. 사실 책 이름도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을 올린 날이 2005년 8월 3일, 제목은 2009년 7월 28일. 난 주로 여름에 무기력해지나보다. 여름에 오는 무기력은 더 견디기 어려운 감정인 것 같다. 나 빼고 세상 모두가 싱그럽고, 비가 오는 날도 있지만 비가 그치면 훌쩍 커있으니까. 나 빼고 그렇게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게 괴롭다. 못해도 된다고 나를 다독일 수 있을까.
1. 어린이는 누구나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면 사는 것이 힘들다고들 말합니다. 그래서 평생 어른이 되지 않길 바라는 어른도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른이기에 할 수 있는 일도 매우 많습니다. 결혼, 출산, 자유로운 여행,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거나 술을 마시는 일 등이 있지요. 그에 비하면 어린이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른이나 사회의 보호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합니다. 2. 일과 호기심 자신에게 적합한 일은 저마다 다릅니다. 제 직업은 작가이지만 누구에게나 작가가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일을 계속하면서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능력을 갈고닦으려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는 어린이든 어른이든 똑같습니다. 노력에는, 힘들어서 금방이라도 그만두고 싶은 노력과 아무리 해도..
"나는 이탈리아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나 자신에게 엄청난 환멸을 느꼈던 것입이다. (중략) , 어느덧 나 자신을 미워하고 탓하는 일조차 지겨워졌습니다. 소설을 쓰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연히 펜과 노트를 손에 들었을 뿐인데,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하얀 노트를 바라보는데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 아르헨티나의 마을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나는 콜로니얼풍의 낡은 건물에서 태어났는데, 석조 빨래터에서 여자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를 키워준 할머니와 숙모였습니다. 귀가 아닌 마음 속에 울려퍼지는 그녀들의 대화 내용을 펜을 움직여 노트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푸익의 이야기는 내게 기억을 되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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