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무소식이 희소식은 없다. 소통의 단절은 사랑의 끝. 내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그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이 왜 갑자기 지금 이 시점에서 자네 마음속에 자리를 넓혔으냐, 하는 점이야. 첫 직장에서 한창 적응해야 할 시기에 말이지. 그래서 꿈을 말하기 전에 일단 스스로를 돌아보았으면 좋겠어. 그 꿈이라는 놈이 실은 치열한 생활을 방해하는 훼방꾼은 아닌지, 고단한 자네의 현실에서 도망치려는 핑계는 아닌지. 이봐, 나는 사장님 편이 아니라 자네 편이라고. 나는 다만 자네가 스스로를 좀 객관적으로 바라보았으면 하는 것뿐이야. 왜 회사를 떠나고 싶은지, '꿈'처럼 아름답지만 모호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최대한 차갑고 분명한 단어로 스스로를 냉정철하게 돌아본 후, 결단 내리기를 바라는 것이지. 그래야 후회 ..
삼촌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람이든 주식이든 사연이 많은 건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하기야 사연으로 따지면 나처럼 사연 많은 아이도 없을 거다. "야가 너무 순진타 아이가. 니 나이 때는 춤도 추고 깔나게 놀기도 하고 연애도 쪼매 하고 그러는 기 재미 아이가. 너무 순진해도 몬쓴다." 사실 나는 순진한 아이들은 싫다. 최소한 껌이라도 씹고 다리라도 떨어야 상대하고 싶다. 나는 모르는 척 홍야홍야 그냥 잠이 들었다. 언니가 순순히 나와 준다고 하니 울컥 고마움이 일었다. 이런 사소함에 너덜너덜한 감정이 생긴다는 것도 좀 웃긴다. 역시 가족이라는 건, 한 밥상에서 밥을 먹을 때와 위기 상황일 때 서로를 돌아볼 수밖에 없나 보다. 나를 이 꼴로 만들어야 속이 시원했겠지...
, 결국 절묘하게도 '지금이다'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 이런 내 결정이 과감해 보이지만, 사실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 실제 퇴사를 단행하기까지가 가장 힘들었다. 드라마에는 "그만두겠습니다!" 하고 사표를 책상에 메다꽂는 장면이 흔히 나오지만, 현실 속 시시한 봉급쟁이인 내겐 무리였다. 퇴사하겠다고 말하는 건 가슴속에 든 밤송이를 게워 내는 듯 불편하고 고통스러웠다.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고 지인들과 상담했는데, 누군가는 용감하다 격려했고 누군가는 무모하다 만류했다. 모두가 일리 있는 견해였고 나를 생각해준 조언이었다. 진부한 결론이지만, 결국 선택도, 결과에 따른 책임도 내 몫이었다. 단순히 방이 못나고 부대시설이 낡은 것이 아니라 '이 방에는 절대 돈을 쓰지 않으리라'는 집주인의 의지가 느껴져서 ..
Q3. 조너선에게> 인테리어 디자인을 구성하는 핵심 콘셉트 여섯 개를 고른다면 무엇일까? 1. 사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집이어야 한다. 2. 기초는 클래식하게, 마감은 재미있게. 3. 남편보다 아내의 취향이 더 고급스러워야 한다. 4. 별난 구석이 있을 것 5. 기억에 남을 것 6. C O L O R ! Q4. 사이먼에게>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진정성이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Q5. 조너선에게> 세련된 취향의 정의는 무엇일까? 세련된 취향이란 당신이 아주 사랑하는 것이면서 남이 뭐라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는 것 - 우리집, 구경할래? , 토드셀비 지음 정신아 옮김. 앨리스(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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