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지루함은 삶의 일부입니다. 그걸 견디는 법을 배우십시오. -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커트 보니것. 문학동네 + 뭐든 것이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일을 하러 출근하고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핸드폰을 하다 잠이 들고 가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걸 제외하고는 그렇다. 인생의 지루함에 너무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의식적으로 감정에 치우치는 것을 제어하다보니 밑도 끝도 없이 무언가를 골몰히 생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사라진 나는 사람이 참 맹해진 것 같다. 조금 더 주의 깊게, 조금 더 예전의 나는 어땠는지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고 행동해야지. 8개월 동안 일한 회사를 그만둔 토요일 밤이다. 무척 고민하다 아이폰을 샀고, 당분간은..
"요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혹시 이런 질문을 하고 다니는 것도 법으로 금지된 건 아니겠죠?" "어떤 상황 말입니까?" "독일에서 벌어지는 일들, 히틀러와 유대인 문제 말입니다." "내 힘으론 어떨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을 안 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말을 칭찬으로 들으셨군요.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한 거죠?" "칭찬은 아니지만, 욕도 아니잖습니까? 사람들은 국적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난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온갖 나치당원들의 이름을 줄줄 말했다. 모두 헬가와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헬가와 내가 나치에 열광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증오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들은 우리의 연극을 사랑하는 열렬한 관객이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중요 인사였다. 그들도 그냥 사람이었..
나는 그에게 그의 책들이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얘기하고 싶었다. [타이탄의 미녀] [고양이 요람] [제 5도살장]은 내가 어렸을 때 읽고 사랑하게 된, 더 나아가 많은 것을 배운 책이었다. 하지만 그가 살아 있을 때 나는 이 얘기를 하지 못했다. "음, 이건 어떠세요? '인생의 목적은, 누가 그것을 지배하든 주변의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가 말했다. "좋아, 내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하게나." 나는 인도주의자다. 이는 부분적으로 내가 사후의 보상이나 처벌을 기대하지 않고 항상 품위 있게 행동하고자 노력해왔다는 뜻이다. 나는 사후에 어떻게 되든 우리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는 박식하고 현명했으며, 다른 모든 식구처럼 인도주의자였다. 알렉스 삼촌이 특히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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