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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시드니

단단

김곰곰 2017. 3. 4. 23:08


우리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지루함은 삶의 일부입니다. 그걸 견디는 법을 배우십시오.



-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커트 보니것. 문학동네 



+ 뭐든 것이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 일을 하러 출근하고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핸드폰을 하다 잠이 들고 가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걸 제외하고는 그렇다. 인생의 지루함에 너무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의식적으로 감정에 치우치는 것을 제어하다보니 밑도 끝도 없이 무언가를 골몰히 생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사라진 나는 사람이 참 맹해진 것 같다. 조금 더 주의 깊게, 조금 더 예전의 나는 어땠는지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고 행동해야지. 8개월 동안 일한 회사를 그만둔 토요일 밤이다. 무척 고민하다 아이폰을 샀고, 당분간은 백수로 지내야하는데 여행을 가도 되나 고민을 하고 있다. 낭비할 수 있을 때 시간이든 돈이든 사람이든 쓸 수 있는 대범함을 가졌으면 싶다. 망설이고 조심하는 건 주의하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다만 이제는 견디는 것도 그다지 괴로워지지 않아서 그 무뎌짐이 제일 두렵긴 하다. 돈 때문에 너무 마음이 웅크러들지 않으려고, 그래서라도 가야할까? 마찬가지로 오랜만에 메일함을 열어보았다가 눈물이 날 것 같아 읽기를 그만두었는데, 눈물이 나든 마음이 아프던 후회를 하던 브레이크보단 엑셀을 밟아버리는 쉬는 시간을 가져야지. 무언가 충만한 것을 가지고 싶다. 하루에 하나씩만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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