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시간의 흐름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오두막으로 돌아갈 결심만큼은 도무지 서지 않았다. 여자 곁에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떨어져서 생각하니 한층 더 분명해진다. - 돌아본 여자의 얼굴이 경계의 빛으로 굳어 있었다. 평생 그런 표정으로 지내왔으리라 여겨질 만큼 애원의 빛이 역력했다.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보다시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너무 단순한 듯이 여겨지지만, 목적에 부합된다면 단순함이 최고다.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예를 봐서도, 실로 명쾌한 해답은 어처구니없을 만큼 단순한 법이다. 다소의 성가심을 꺼리지만 않는다면…… 싸울 각오만 되어 있다면…… 아직은 모든 것이 끝장난 것이 아니다. - 「뭐, 좋아…… 인간은 각자 타인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신조라는 것을..
그 계절은 겨울이었다. 초겨울. 이제 막 추워지려던 때. 북한에 대해서 시험을 보고 나와서 해가 다 저물고 이 언덕을 내려오는데 겨울이라고 반짝반짝 전구를 달아놓았더랬지. 마음이 괜히 들떠서 그때만 해도 매일매일 지나다니던 저 길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줬었지. 그게 몇 년 전이야(....) 스무살에 만나서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학교 안 구경. 정말로 초여름이구나 싶은 사진이네. 그리고 학교 앞에 생긴 우리 때는 전혀 없던 길이 생기고 생각도 못했던 홍대스러움을 풍겨주는 가게. 우리는 휘몰이나 갔지 닭도리탕이나 퍼먹었지 하며 웃다가 갑자기 가게 이름이 각시탈이 되고. 훗. 레몬을 넣어주어서 센스 있구나 했는데 레몬에서 물 비린내가 나서 결국은 하나 둘씩 빼고 먹었다. 뭔가 굉장히 작아보이는..
커피 한잔 하자고 불러동네 한번 걷자고 꼬셔넌 한번도 그래 안된다는 말이 없었지 맛있는 거 먹자고 꼬셔영화 보러 가자고 불러 거리에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 그 길에 사람들그래 나는 네게 얼마만큼 특별한건지그게 어려운거야 그게 어려운거라 그게 어려운거야 -가사가 정말 현실적이다. 토이 그럴때 마다 다음으로 좋아졌다. 즉석 떡볶이하고 연유에 애기 분유 들어간 팥빙수를 먹을 때 마침 그 노래가 나왔던 날도 오늘처럼 화창했다. 응, 그게 어려운거지. 얼마나 당연하고 어찌나 가까운지 숨쉬는 일 같잖아. 하지만 그게 어려운거지. 커피 한잔 하고 동네 한 번 걷자고 맛있는 거 해준다고 그리고 영화도 보고 자전거도 타자고 꼬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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