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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같은 격떨어지는(?) 단어는 되도록 안쓰려고 하지만 도무지 그 말이 아니고는 그 맛이 안사는 말들이 몇 가지 있는데 헐도 그 중에 하나다. 찹찹한 방바닥에 앉아 나란히 챙겨뒀던 책들을 한 번 펴보면서 왜 이 책을 가지고 왔었지, 내가 이 책을 보게한 이유는 뭘까 하고 열어보다가 진짜 고품격 소설 앞에서 헐!!!! 하고 외치고 말았다. 그 이유는 나의 어떤 헤어짐의 과정과 거의 똑같은 멘트가 소설 첫문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박, 하고 또 질낮은 단어를 중얼거리며 당장 옮겨써야지, 하다보니 생각해보면 소설에도 나올 정도면 세상에 이런 말을 하며 헤어지는 연인이 많다는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우리는 어느 때이건 나 자신이 꽤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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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복해?"
비난이나 원망의 느낌이 실리지 않도록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내 목소리가 음성변조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처럼 들린다. 서글프기 짝이 없을 내 눈빛과는 달리.
"그런 것 같아."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저 고요한 눈빛이라니.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던 심장의 통증이 발가락 끝마디까지 한순간이 퍼져나간다. 소리를 지르고 회유하고 협박까지 했던 한 열흘의 시간이 무참히 흩어진다. 나는 그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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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세탁소, 타인의 삶. 정미경.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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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복해?"
비난이나 원망의 느낌이 실리지 않도록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내 목소리가 음성변조기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처럼 들린다. 서글프기 짝이 없을 내 눈빛과는 달리.
"그런 것 같아."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저 고요한 눈빛이라니.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던 심장의 통증이 발가락 끝마디까지 한순간이 퍼져나간다. 소리를 지르고 회유하고 협박까지 했던 한 열흘의 시간이 무참히 흩어진다. 나는 그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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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식 세탁소, 타인의 삶. 정미경.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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