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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한 사람이 책을 보다가 반도 못 보고는 땅에 던지며 말했다. "책만 덮으면 바로 잊어버리는데, 본들 무슨 소용인가?" 현곡 조위한이 말했다. "사람이 밥을 먹어도 뱃속에 계속 머물려 둘 수는 없다네. 하지만 정채로운 기운은 또한 능히 신체를 윤택하게 하지 않는가. 책을 읽어 비록 잊는다 해도 절로 진보하는 보람이 있을 것일세." 말을 잘 했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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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성호사설> 중 <조현곡> / 오직 독서뿐, 정민. 김영사.
+ 책을 읽는 것만으로 눈 앞에 있던 답답한 일의 해결책이 보이거나, 갑자기 나의 능력치가 향상 되어서 모든 일을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되려 이렇게 읽어도,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되는 일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책과 나의 삶의 공통점이나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정말 맞는 말이고, 공감한다. '책을 읽어 비록 잊는다 해도 절로 진보하는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주는 위로. 세상에 있는 수많은 일 중에서 오직 나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고 쌓을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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