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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매번 준비는 힘들고 긴장이 끊이지 않지만,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이상의 직업은 없다. 여행도 일부러 휴가를 내서 갈 필요가 없다. 일로 세계 곳곳에 나갈 수 있지 않은가.  


아무리 일이 사는 보람이라고 해도 일에는 여러 가지 체면 문제나 속박이 따른다. 의식을 하건 못 하건 그 스트레스는 확실히 육체를 좀먹는다. 정신도 육체도 휴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후 최소 1년에 한 번은 일상생활로부터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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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노트, 일과 휴식. 요네하라 마리. 마음산책.


 내가 통역보다 번역을 훨씬 좋아하는 이유는 1차적으로 해봤더니 일본어 발음이 너무 좋지 않다는 점과 2차적으로는 능력치도 말보다는 글이 나은 거 같다는 것. 그리고 타고난 성향 탓이 클 것 같다. 매번 새로운 걸 아는 즐거움이 큰 동시에 매번 같은 일을 할 때야 말로 안정감을 느낀다. 일관된 다양함에 매료되는 동시에 절대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함께 있을 수는 없다. 그런 일을 찾고 싶었다. 이 모든 것을 가장 충족하는 직업이 통역과 번역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동시에 매일 회사에 가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고 글로 진행하면 된다는 점이 내가 번역을 선택한 또는 앞으로도 선택하고 싶은,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나는 내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고 싶고, 회사 생활에 매몰되지 않는 매일을 가지고 싶었다. 내 몸이 수긍할 수 있는 시간에 일어나고 내가 견딜 수 있는만큼 일하며, 하루의 가장 활기찬 시간을 내 집에서 내가 사랑하는 아이와 지내고 싶다.   

 일과 여행에 대해서는 뭐랄까, 일을 하고 여행도 하는 건 역시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요컨대 완전히 일에서 OFF 상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여행은 여행으로 가면 되니까 예전에는 사전과 책과 독서대 등이었겠지만 이제는 컴퓨터 하나와 독서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니까 여행과 일을 동시에 하면 된다. 여행 같은 거 회사에서 누가 보내주지 않아도 괜찮으니 일과 나의 삶이 조화롭기만 하면 된다. 나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혜택이라고 해야할까, 부수적인 것들을 뒤로 하고 그 회사를 나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만큼 내게 소중한 것에 나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겠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나저나 용기없는 언제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생각하는대로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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