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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덥긴해도 역시 땀이 주룩주룩 흐를 정도로 더우니까 좋다. 생각해보면 여름이 아니면 그렇게까지 땀을 격렬하고 자연스럽게 흘릴 일이 좀처럼 없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는 나무가 초록초록해서 나는 여름이 좋다. 그런 생명력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일은 최악의 경우긴하지만, 연애도 여름이 되면 조금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는 거 같고. 내 인생에 가장 짙은 선을 그어진 한 해가 온통 여름인 것만 같았던 기억 때문에 나는 여름이 좋다. 하지만 최근에 점점 여름이 별로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나는 여름 옷이 잘 안어울린다. 목도리하면 예뻐지고 니트 입을 때가 티 하나 입을 때보다 내가 봤을 때 더 예쁘다. 여름엔 얼굴도 벌개지고 물광한 거 처럼 번들거리고 햇빛 알러지나 온도가 연일 높아지면 알러지가 생기니까 결국 하나의 계절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겨울을 택하겠지만. 다시 여름을 좋아하려면 몸도 정신도 가볍고 튼튼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 내년에는 여름을 좋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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