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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무엇일까. 많은 말들이 있겠지만 지금 내게는 마트에 가서 커다란. 혼자는 다 못먹을 것을 사서 우리가 사는 집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것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알뜰 살뜰하게 얼굴을 마주보고 나눠먹는 일,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것을 사서 나눠 들고 오는 일. 제 때에 신선한 음식을 먹고 그 먹고 싶음을 나누는 것, 먹을 수 없는 나날들은 기대어 있을 수 있는 날. 침대에서 일어날 수도 없고 커튼을 젖힐 수도, 집 밖에 나갈 수도 없을 때 이 사람과는 산책을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을 수 있는 것. 모든 것을 함께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이 사람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 믿을 수 없는 것들까지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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