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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리핀과 택시는 헤어질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다. 주재원으로 오거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보통 기사와 함께 지가용을 이용하시지만 평범한 학생이나 어학연수, 단기 체류자에겐 어려운 일이다.

필리핀은 대중교통이 발달해있지 않다.

전철이 있긴 하지만 구도심이라고 할까 마닐라 윗쪽에 주로 다니고 있어서 우리는 탈 일이 없었고, 가장 중요한 건 마닐라의 전철은 정확한 배차 간격이 없다. 정말 넘나 신기한 것 (왜 없는지 선생님에게 물어봤지만 태국으로 여행가서 MRT와 BTS를 타고 나서야 한국이나 일본 학생들이 배차 시간에 대해 묻는 것 자체를 이해하셨다고 했다)

지프니라는 버스 같은 운송 수단이 있긴 하지만 가끔 기사와 버스 내부에 패거리가 합심하여 가방을 뺏거나 위협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고 해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

물론 렌트를 할 수도 있지만 금액도 금액이지만 필리핀에서의 운전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첫째, 트래픽! 교통체증이 너무 심하다. 둘째, 차선이나 횡단보도, 유턴이나 좌회전 등 우리나라에서 지키는 거의 모든 것이 지켜지지 않는다. 심지어 보행자를 우선하지도 않는다. 차가 최고임(...) 셋째, 내가 영어를 못하거나 상대가 영어를 못하거나.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대부분의 필리피노들은 따갈로그어로 이야기 하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평소에 걷기를 즐기지만 필리핀에서는 많이 걷지 못했다. 인도보다 차도가 우선이고 매연이 심해서 건강에도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면 길 마다 펼쳐진 빈부격차를 보는 것도 꽤 씁쓸한 일이다.

그래서 결국은 택시를 열심히 타고 다닐 수 밖에 없다.

우선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셔서 Grabtaxi 를 검색 - 다운로드 하세요.

아이폰용 주소는 여기로 https://appsto.re/kr/QFiLM.i

그랍은 필리핀 자체에서 만든 앱은 아니고 인도네시아인가, 같은 동남아시아에서 만들고 이용하는 앱이다. 동남아시아 버전 우버, 카카오택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그래서인지 우버보다 그랍의 사용 빈도수가 높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익숙한 우버를 사용했는데 차가 많이 없어서인지 가격이 비싸고 배차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한가지, 학생이라 신용카드가 없다면 앱을 실행할 수 없다. 카드 결제도 되고 페소로 현금 결제도 가능하지만 초기 단계에 본인 명의의 신용 카드를 등록해야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이미 했기 때문에 모르겠지만 대학생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그랍으로 정착. 그랍 카는 우버 처럼 택시가 아니라 자가용이라 대부분 차가 깨끗한 편이고 고정 요금, 네비를 찍기 때문에 길 안내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편하다. 차가 막혀도 고정 요금이기 때문에 돈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게 장점. 그러나 그랍 택시에 비해서는 조금 비싼 편!

그랍 택시는 콜비가 40페소 붙고 미터에 따라서 금액을 지불한다. 따라서 일반 택시보다는 언제나 비싸지만 안전하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구글 등에서 프로모 코드를 찾아내면 콜비 무료 등 혜택이 있으니 찾아볼 것!

그랍을 타지 않을 때 당신이 두달만에 경험할 수 있는 택시 유형은 아래와 같습니다. 미터기 안키는 택시, 미터 당 요금 더 부르는 택시, 사기 치고 돈 낼때까지 안내려주는 택시, 위협하는 택시, 돌아가는 택시, 한국인이라 팁 달라는 택시, 잔돈 안거슬러 주는 택시, 승차거부하는 택시, 심지어 못알아들을 줄 알고 따갈로그어로 욕하는 택시, 인당 가격 쇼부치는 택시 등 ㅠㅠ 당연한 말이지만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 새벽에도 미터기 키고 잔돈까지 거슬러 주시는 착한 기사님, 여행 가방 꺼내주시는 기사님, 의외로 음악 취향이 좋은 기사님들도 여러 번 만났다. 이건 또 나중에 이야기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라디오가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기사님을 몇 번 만났는데 트래픽 중에 낯선 풍경에 갇혀서 좋은 노래를 듣는 건 꽤 멋진 일이었다.

앱은 영어지만 지도는 폰 설정에 따라 한글을 가져오기도 하니 그랍 타고 안전한 여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