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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유명한 사람은 어쩐지 이름도 독특해. 종종 그렇게 생각한다. 아쿠타카와 씨에 류노스케라니. 성이 정말 특이하다.
내가 여자의 귀에 입을 대고 그렇게 속삭였던 순간을 생각하면, 참으로 내가 한 일이지만 정신이 나갔었나 하는 의심 마저 든다. 하지만 그렇게 속삭였다. 이런 말을 속삭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억지로 이를 악물면서까지 그렇게 속삭였다. 나는 왜 그렇게 속삭이고 싶었는지, 지금 돌아봐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굳이 생각해보자면 나는 그 여자를 멸시하면 할수록, 밉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뭔가 그 여자에게 모멸감을 주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와타루 사에몬노조를, 게사가 서로의 사랑을 자랑했던(중략)
능욕을 당하고 짓밟힌 끝에 수치스러운 몸뚱이를 훤환 햇빛에 드러내고, 그래도 여전히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나는 죽어도 편히 죽을 수 없을 거야. 아니, 아니야. 그 사람은 꼭 올 거야. 지난번 헤어지는 참에 그의 눈을 들여다봤을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 그 사람은 나를 두려워하고 있거든. 나를 미워하고 나를 경멸하면서, 그래도 여전히 나를 두려워하고 있어. 만일 내가 나 자신만을 믿었다면 그 사람이 반드시 오리라고는 말하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믿어. 아니, 이기심이 불러일으키는 비열한 공포를 믿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지. 그 사람은 분명 아무도 모르게 이곳에 올 거라고.
하지만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된 나는 얼마나 비참한 인간인가. 3년 전의 나는 나 자신을, 나의 아름다움을 무엇보다 믿고 있었지. 3년 전이라기보다 어쩌면 그날까지라고 말하는 게 가장 사실에 가까울 거야. 그날 백모님 댁에서 그 사람을 만났을 때(중략)
나의 추함을 내게 들이댄 그 적막함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일까. 그래서 그 사람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열에 들뜬 한순간으로 모든 것을 속여 넘기려고 했던 것일까. 그게 아니면 나 또한 그 사람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더럽혀진 마음에 휩쓸렸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수치스러워. 수치스럽다. 수치스럽다. 특히 그 사람의 품에서 벗어나 다시 자유로운 몸이 되었을 때,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을 천박하게 생각했던가.
너무도 속이 상하고 쓸쓸해서 아무리 울지 않으려고 해도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 넘쳤지. 하지만 그것은 딱히 정조를 잃어서 슬펐던 게 아니야. 정조를 잃은 것에 더하여 업신여김까지 받았다는 것이, 마치 문둥병을 앓는 개처럼 미움과 함께 천대까지 받았다는 것이, 무엇보다 나는 괴로웠어. 그리고 그 다음에 나는 대체 무엇을 했던가.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도 먼 옛날의 기억처럼 희미하게밖에는 생각나지 않아. 다만 흐느껴 울고 있는 사이에 그 사람의 수염이 내 귀를 던드리는가 싶더니 뜨거운 입김과 함께 나지막한 목소리로 '와타루를 죽여야하지 않겠어?'라는 말을 속삭였던 것을 기억해.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아직껏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기묘하게 생생한 마음이 들었지. 생생한 마음이라고? 만일 저 달빛이 밝다고 한다면 그것 또한 분명코 생생한 마음일 거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밝은 달빛과는 다른, 생생한 마음이었지. 하지만 나는 역시 그 무서운 말 때문에 큰 위로를 받았던 것이 아닐까. 아아, 나는, 여자라는 것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해서라도 사랑받는 것이 기쁘게 느껴지는 존재일까.
그 증거로, 그 사람의 얼굴을 보자 저 달빛 같은 신기한 생생함도 사라지고 그저 슬픈 마음만이 순식간에 내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나는 남편을 위해 죽는 것이 아니야. 나는 나를 위해 죽고자 하는 거야. 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함과 내 몸을 더럽힌 원한, 그 두 가지를 위해 죽고자 하는 거야. 아아, 나는 살아온 보람이 없는 것뿐만이 아니라 죽는 보람조차 없는 거야.
하지만 죽는 보람조차 없는 그 죽음도 살아있는 것보다는 얼마나 바람직한가. 슬퍼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거듭해서 그 사람과 남편을 죽일 약속을 했지. 눈치가 빠른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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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변, 중에 단편 게사와 모리토,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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