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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남을 믿지 못하게 됨으로써 자신을 망가뜨려갔다. 첫사랑이었기에 마음의 크기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몰랐었다.
이 문장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표현한 저 배우의 저 천연덕스러움에 빠져들었다. 사랑하면 마음이 매이고 몸이 매인다. 잘해보려고 할 수록 엉망진창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잘 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한 사람과의 경험이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다. 다만 점점 더 나를 알게 되서 나에게 이 사람이 필요하다면 놓치고 싶지 않을 때, 스스로를 제어하거나 끝이라고 생각해도 그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되는 게 사랑의 경험이 아닐까. 약간씩 어긋나는 순간들. 누군가의 뒤에 서있는 모습, 나와 너무 다른 그 사람의 풍경, 나를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너 자신을 만들어가면 좋겠어 하는 다정한 말도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것, 언성을 높이고 있는데 태연하게 몇 번이나 커피를 권하는 저 장면이 너무 아슬아슬했다. 동료가 아델을 바래다 준 날, 왜 집 앞에서 내리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다 둘은 헤어지게 된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한 사람의 열정이 자석의 반대 방향처럼 부딪쳐서 멀어진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보다 그 사람이 더 좋아서 바닥부터 흔들리는 때. 첫사랑을 그린 영화가 아닐까. 아델이 아이들을 돌보다가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고 헤엄을 치고 먼 바다까지 가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누웠을 때, 그녀도 언제가 뛰어들 때고 언제가 몸을 맡겨야하는 땐지 조금은 알게 됐을 거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먹먹한 마음이 들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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