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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일 믹스 통조림부터 거의 모든 종류의 통조림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생물 만큼 통조림을 좋아하는 건 딱 하나! 옥수수. 호주에 가서 스위트콘을 먹어봤더니 물이 아주 많고 거의 익히지 않고 먹어도 될 정도로 달콤하고 시원한 게 어렸을 때 부터 먹었던 초록색 아저씨 옥수수 캔 하고 맛이 비슷했다. 아마도 품종이 다른 거겠지. 한국의 쫀득한 삶은 옥수수도 좋아하지만 유난히 저 맛과 식감을 좋아해서 호주에 있는 동안도 생으로, 캔으로 열심히 먹었는데 한국에 와서 여름이 다 끝나가는 동안에도 제철 옥수수를 한 번 못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일도 없었는데 뭐한다고 옥수수 한 번 못 먹고 이번 여름은 지나가나보다 했는데 그 생각을 한 날 밤에 반갑게도 시댁 다녀온 신랑이 옥수수를 들고 왔다. 다음 날 아침에 눈뜨자마자 반쪽 씩 나눠 한개를 먹고 서방 간식으로도 하나를 싸주고 한개를 더 먹으려고 했더니 약간 덜 삶아진건지 딱딱해서 먹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는 옥수수이므로 검색을 통하여 냉동 보관하면 겨울까지도 거뜬히 먹는다는 말에 알알이 손으로 까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오늘 저녁은 신랑이 친구를 만나느라 혼밥, 혼술. 맥주 한잔을 하는데 입이 심심해서 밥에 넣어먹으려고 아껴뒀던 옥수수를 소환, 십분 정도 물에 끓이니 쫀득하게 다시 잘 익었다. 소금 후추 간을 좀 하고 마요네즈에 살짝 버무려서 먹다 남은 치즈를 넣고 콘치즈를 하니 생물 옥수수도 쫀득쫀득 맛있구나. 입추도 지나고 옥수수도 먹고 이렇게 다시 서울에서 보내는 여름이 지나가는구나. 가을이 오기 전에 부지런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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