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부부가 될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

 

필연적으로 부부간에는 남녀간의 정열이 조금씩 빛이 바래간다. 고통, 불안이라는 윤활유가 적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이치만큼이나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중략)

 

이렇듯 남녀간에 정열이 사라지고 미화작용도 없어져서 연애 때와는 달리 달콤함이 소멸되어 가는 동안, 부부가 다른 형태로 상대방과 새롭게 연결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면서 '사랑'이 시작된다.

 '사랑'과 '연애'는 그렇게 전혀 다른 별개의 것이다.

 연애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어중이떠중이, 바보들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노력이나 인내가 필요 없는 것이므로.

 그러나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A부부에게는 가능했지만, B부부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제1원칙은 '버리지 않는 것'이다. 인생이 마냥 유쾌하고 즐거운 것이라면 인생에는 굳이 '사랑'이 필요 없다. 인생이 고달프고 추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인생에 대한 사랑이다.

 남녀간의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에 대한 미화가 사라지고 정열이 퇴색해진 상태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버리지 않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다. 상대방의 좋은 점만이 아니라 결점이나 싫은 점을 포함해서 진정한 모습을 확인하고도 그런 상대방을 버리지 않는 것이 사랑의 시작인 것이다.

 연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사랑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라.

 

 

 

 

 

 

 

 

 

 

 

 

 

 

 

 

 

 

 

 

 

 

-

엔도슈사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