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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失戀의 希望-

                                                   김아빠

 

 

그대, 뼛속까지 파고드는 바람을 맞아본 적 있는가

그대, 머무는 이 바람에 아파하지 말아라

휘몰아치는 이 바람도 마침내

스쳐 지나간 바람으로 잊혀질 사랑이니

그대, 맴도는 이 바람과 그저 악수나

살포시 해주어라

살갗 촉촉이 적시는 이 바람 아래

녹두알 같이 눈을 뜨는 새로움 있으니

메말라 파삭거리는

실연의 가슴 속에

홀연히 돋아나는 사랑이 있어

끝내는 울창한 녹음으로

그대, 사랑의 열정 고스란히 보듬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아무런 일도 없었듯이

꼭 꼭 가려줄 것이니

그대, 외로움에 홀로 추워하지 말아라

꽃샘추위처럼

하늬바람처럼

그대, 기다림의 두근거리는 소리를 들어라

바다를 맞아 겨루는 산맥의

뼛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맞으라

 

 

 

 

 

 

 

아빠의 시는 고통없이 읽을 수 없다. 그런 때에 읽는다면 감흥이 없다. 감정이 지나치거나 무미건조하다. 하지만 그 터널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지금 그 어둠 속에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구절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항상 아빠와 같이 살았지만 이만큼 아빠를 겪어보고 나서야 인정할 수 있고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객관적이지 못한 시선일수도 있지만 또 가족에 대해서라면 애정만큼 애증도 가득해서 더욱 냉정해질 수도 있는 나이니까. 나는 나의 감성을, 이 시의 읽힘을 순수하게 생각한다. 아빠라서,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공감할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도록 오히려 다그치는 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