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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의 세계
과거의 어떤 이미지에 대하여 심각하게 사고를 거듭하다 보면 그것이 미묘한 형태로, 더구나 본질을 꿰뚫고 있음을 깨닫는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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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흥분이나 치졸한 지식이 그 귀중한 속삭임을 납작하게 짓뭉개버리고 만다. 무릇 젊음이란 육체와 정신의 허세이며, 혹은 그 반대로 세상물정 모르고 벌여놓은 일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미숙함의 상징이 아닌가.
+ 밤의 빛
산촌의 밤은, 해가 떨어진 그 순간 느닷없이, 깊은 수조 가득 채워진 물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것 같은 놀람과 함께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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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터무니없이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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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구석에는 '바보 같은 짓'이란 생각이, 다른 한구석에는 나 자신을 비웃고 있는 웃음이 자리하고 있지만, 나머지 팔 할은 완전히 불미스러운 밤의 페이스에 빨려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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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잊으려 애쓰는 과거의 수많은 사건들을 곰곰이 되새겨보는 지경에 이른다. 그것들은 한결같이 나의 의지에 반하여 저지른 일이다. 나쁜 것도 틀림없는 나 자신이고, 나쁘지 않은 것 또한 나 자신이다. - 그러나 그런 일도 나를 감싸고 있는 어둠처럼 무한한 것이 기분좋게 해결해줄 것이다. 그야 물론 먼먼 앞날의 일이겠지만, 어쩌면 내일일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열심히 싸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나의 문체
'글은 곧 사람이다' 라는 명언이 지적하고 있듯, 문체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성격을 바꾸는 것에 비견될 만큼 힘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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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손가락이 없으면 한 줄도 쓸 수 없고, 손가락을 경시한 소설 따위는 시덥잖아서 읽어줄 수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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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한 통신사로부터 '당신의 문체는 통신용 문체가 아니냐'고 지적한 편지를 받았을 때는, 동업자였다고는 하지만 그 뛰어난 안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소설가가 작품의 전면으로 나설 때
텔레비전 화면은 그의 멋진 집을 소개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금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호화스런 집에 살 수 있었을까. 물론 책이 잘 팔리고 원고료가 높았기 때문이겠지. 나는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참한 전셋집 신세다. 당연히 그 수입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가난함은 조금도 자랑거리가 못 되고, 궁핍한 생활 체험을 문학과 억지 연관을 짓고 싶지는 않지만, 그는 지금까지 돈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경험이 있을까. 하루 세끼 식사조차 채 잇지 못한 일이 있을까. 이 점은 그의 소설을 읽을 때면 아주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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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각오, 마루야마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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