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에 구경을 갔다. 커다란 나무 바구니랑 유리컵 같은 걸 사고 싶었는데 주로 옷이 많아서 구경을 슬슬 하고 걸어서 이런 게 여기 있구나, 나중에 올 일이 있으려나 하면서 걸었다. 옷 만드는 걸 배우고 있다보니 걸어오는 길 마다 보이는 도매 상가, 신발 상가, 가방 상가, 부자재 상가, 기계 주름 잡는 집들이 다르게 보였다. 하긴 그동안은 걸어본 적 없는 동네기도 했고. 광장시장에 가서 빈대떡에 막걸리나 한잔 하고 집에갈까 하고 시장에 들어섰는데 세상에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시장을 빠져나가는데만 이십분이 넘게 걸렸다. 신랑이 있었던 경찰서 앞에 가서 이게 벌써 십년 전이네 하고 곱창에 소주 마시면서 데이트 기분도 만끽했다. 저마다의 삶이 있는거지. It will e..
오늘은 친정에 다녀왔다. 결혼하고 서울에서 맞는 첫 추석. 시댁에는 진작 다녀왔고 친정은 동생이 내내 와있어서 컨디션을 보고 움직인다고 오늘에야 다녀왔는데 그 마저도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차를 타고 나가고 싶다고 보채는 바람에 점저로 피자와 김밥을 나눠 먹고 다같이 액션 영화를 한 편 보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아빠에게 안녕을 고하고 엄마는 저녁 찬거리를 챙기고 동생은 양말을 신고 나와 신랑도 등 떠밀려 신발을 신고 나왔다. 오랜만이지만 익숙한 엄마가 운전하는 차에 동생이랑 신랑이랑 함께 타고 강남까지 왔다. 동생이 오랜만에 불빛이 반짝이는 도시를 보고싶어한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는 척 타고 헤어지는 아쉬움도 조금 미룰 겸 편하게 타고 왔는데 언제나 헤어질 때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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