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꼭 한 달이 됐다. 오랜만에 밀린 일상을 정리하다보니 여전히 본식 사진을 고르지 않아서 밀린 숙제 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는데 처음엔 아무래도 사람 얼굴 예쁘게 나왔는지만 보였는데 지금은 그때 보이지 않았던 장면들이 보인다. 사진 안에 엄마의 눈을 오래 보고 있으면 곧 엄마가 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그날 울지 않으려고 너무 준비한 탓에 너무 많이 웃고 있는데 사진 속 신랑의 바짝 긴장한 모습이나 아빠의 아쉬움, 어머니의 기쁜 얼굴. 엄마와 아빠, 어머님 아버님께서 멀찍이 책을 잡고 노래부르는 모습, 우리를 축하해주러 일어난 고마운 분들의 얼굴. 그날의 감사함이 더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이 순간부터 시작된 이 인생에 대해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될까? 어제 셜록을 보다보니 허드슨 아주머니가 이렇..
연중 제16주일 / 농민주일제1독서 예례 23,1-6제2독서 에페 2,13-18복음 마르 6,30-34 복음 마태 6,30-34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 예수님은 ..
2009년 5월 2일 종일 집에서 독서, TV, 아내와의 대화로 소일. 조용하고 기분 좋은 5월의 초여름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고 건강도 괜찮은 편인 것이 행복이다. 생활에 특별한 고통이 없는 것이 옛날 청장년 때의 빈궁시대에 비하면 행복하다. 불행을 세자면 한이 없고, 행복을 세어도 한이 없다. 인생은 이러한 행복과 불행의 도전과 응전 관계다. 어느쪽을 택하느냐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아내와 좋은 사이라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제 머리와 마음으로 느끼고 감사할 수 있는 노년, 늙음과는 어울리지 않도록 푸르른 5월의 초여름에 쓰여진 글이라 코 끝이 찡하다. 좋은 사람으로 살다가 늙었을 때이건 지금이건 행..
서두르지 않고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길을 푸른색 작업복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뒷짐을 지고 걷고 있습니다. 짧은 그림자로 봐서 때는 한낮입니다. 앞서 가는 여인을 뒤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눈에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마음이 보입니다. 그림의 왼쪽은 푸른색으로 남았고 키 작은 들꽃이 피어 있는 길은 오른쪽 끝에서 잘려 버렸지만 사내가 걷는 길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나이 들면 서두르지 않고 늘 저렇게 앞에 가는 사람을 지키듯이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때는 나이 먹는 것이 자랑스러워 생일이 되면 여기저기 소문을 냈습니다. 그런데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인지 이제는 생일을 맞아도 덤덤합니다. 더 이상 뛰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저의..
Q. 대표님의 개인적인 비전, 청년 장사꾼의 비전? 회사의 비전은 딱히 정해진 게 없고요. 제 비전은 '잘 먹고, 잘 살자'고. (중략) 저는 원래는 25살 때까지만 해도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는데 이걸 운영하고 결혼을 하면서, 지금도 계속 변하고 있지만, 장사를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돈'에서 '시간'으로 그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예요.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운동회를 할 때 같이 손을 잡고 달려줄 수도 있어야 하고, 졸업식 때 가서 꽃다발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거는 돈이 많이 드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나중에는 그걸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느냐 없느냐의 싸움인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매장을 운영을 하면서 내가 내 시간을 갖는다는 게 가장 큰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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