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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달

김곰곰 2015. 11. 10. 22:55



이제 꼭 한 달이 됐다. 오랜만에 밀린 일상을 정리하다보니 여전히 본식 사진을 고르지 않아서 밀린 숙제 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는데 처음엔 아무래도 사람 얼굴 예쁘게 나왔는지만 보였는데 지금은 그때 보이지 않았던 장면들이 보인다. 사진 안에 엄마의 눈을 오래 보고 있으면 곧 엄마가 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그날 울지 않으려고 너무 준비한 탓에 너무 많이 웃고 있는데 사진 속 신랑의 바짝 긴장한 모습이나 아빠의 아쉬움, 어머니의 기쁜 얼굴. 엄마와 아빠, 어머님 아버님께서 멀찍이 책을 잡고 노래부르는 모습, 우리를 축하해주러 일어난 고마운 분들의 얼굴. 그날의 감사함이 더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이 순간부터 시작된 이 인생에 대해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될까? 

어제 셜록을 보다보니 허드슨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하던데 "Marriage changes you as a person in way that you can't imagine." 

아직까지는 결혼 전의 나나 신랑의 모습과 무엇이 바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짧은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연애의 연장선이라고 하면 이미 꽤 맞춰진 상태니까. 딱 하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우리는 평화롭고 온순한 동물들처럼 지내고 있다는 것. 하나 더 있다면 무언가 문제가 발생하면 조금 더 정신 차리고 그걸 해결하고 있다는 것?

베일이 아쉽고 드레스가 구겨졌고 부케를 배꼽까지 내려서 들고 조금 더 특별한 날이니까 예쁜 표정을 지었어야하는데 하는 아쉬움보다 훨씬 더 감사한 결혼, 그런 모습을 잘 담은 결혼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갑자기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세상엔 더 많은 거 같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표정으로 살아야지. 더 좋아하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면서, 미루지 말고 오늘을 살아야지. 

자, 이제 나는 영어를 잘하는 내가 되었으면 하므로 영어 공부를 하러 가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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