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날 버리고 다른 여자와 잘도 결혼했더군. 두고 봐. 내가 없애버릴 테니까.""좋아, 이번에 세금을 받으러 오면 가만두지 않겠어. 죽여버려야지.""뭐? 상사면 다야? 함부로 날 멍청이라고 했겠다. 죽여버리고 말겠어."이 말을 마음속으로만 되풀이해선 아무런 효과가 없다. 모두들 공공연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세상은 점점 더 밝고 상쾌해질 것이다. 시험 삼아 혼자 한번 소리쳐보라. 울분을 토하는 듯한 외침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기분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법률도 없고 문명도 없다면, 미운 놈을 그저 밉다는 이유로 죽이는 것이 인간으로서 가장 건강한 일인지도 모른다. -부도덕 교육강좌, 미시마 유키오. 소담출판사. ..
하면 정리되는 일을 좋아한다. 설거지나 빨래, 구두 닦기와 단추 달기. 정해진 순서를 따라 똑박또박 해나가면 반듯하게 끝난다. '완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정신 위생에 아주 좋다. 내 생활에서 이런 사소한 노동은 약간의 '생명 세탁'이다. 다만 청소는 완벽하게 끝나지 않으니까 이 범주에 들지 않는다. 끝이 없다. 사실은 전등갓도 닦고 싶은데, 서랍 안도 정리하고 싶고.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일단 이걸로 끝, 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건 '생명 세탁'이 되지 않는다. '완전히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원고 쓰는 일을 포함해서, 세상 대부분의 일은 그렇게 생겨먹지 않았다. 또박또박 해도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또박또박 할 수 없는 ..
'삶이 삐걱거리는 건, 그 잔뼈들이 조금씩 어긋나는 건, 아마도 다시 맞춰지기 위해.' 페이퍼 터줏대감 두 분의 책. 표지가 예쁘다. 페이퍼 출신분들은 다 나름대로 자리를 가지고 있다. 거기서 소개했던 사람들이나 물건이나 음악이나 유무형의 것들도. 그 분들의 능력치가 훌륭한 것은 물론이고 페이퍼 본지가 몇 년이니 한 우물을 파다보면 어느 정도는, 어떤 궤도에 올라간다는 걸 믿고 싶다. 은근히 소담에서 마스다미리 책도 먼저 나왔었고 말이지. 소담도 다시 힘냈으면. ▼ 책 보러 가기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3816828&orderClick=LAG&K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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