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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한번씩 성당에 가는 시간이 내게는 일상이다. 당연한 일로 밥을 먹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회사에 가고 하루는 늦잠을 자고 하루는 성당에 간다. 아마 미사 시간의 자유로움이 내게는 이것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교회 같은 경우는 성향과도 다르지만 열심일 수 있는 마음의 불이 켜지기만 한다면 누가 싫어하랴. 주님도 나는 네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으니. 그러나 늘 9시나 11시에 가서 같이 밥 먹고 하루 종일 있어야하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누군가와 부데끼는 것이 쉽지 않고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드라마를 잘 못보는 이유 중에 하나도 매번 그 시간에 보지 않으면 안되고 그 재미있는 일도 흐름이 끊겨 버리는 까닭이다. 그런 이유로 성당은 일이 있으면 토요일 7시반 특전 미사도 있고 여러 지역마다 성당이 있고 미사가 있으니까 늦잠을 자면 4시에, 일찍 어딜 나서는 길엔 저녁에 돌아오면서 9시도 있고. 그런 면이 어릴 땐 엄마의 바람과 기도이었을지 몰라도 계속해서 성인이 되서도 계속 다니게 되는 큰 이유인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자유로운 선택의 여지를 준다는 것 좋은 일인 것 같다. 그것을 준다는 건 그 사람을 믿어주는 것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한다. 적다보니 내가 지금의 회사를 오래 다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을 하든 이 상태로 해나간다면 무언가 계속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느낌이. 아, 그래서 이걸 적으려던 건 아니고 요즘은 '사실상 슬럼프'였기 때문에 더더구나 내 마음을 붙잡는 문장을 만나곤 했다. 일기 겸 명상을 겸해서 말씀 정리를 하려고 들고다닌 주보가 벌써 9월 8일의 일이다.
+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소서.
-
시편 90,14와 17.
+ 그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명령할 수도 있지만, 사랑 때문에 오히려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필레 8-9)
알지만 바라는 것을 그때에 줄 수도 있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은 마음 깊이에서 부터 나오는 거리낌으로 억지로 하기 보다는 조금 더 기다리는 것. 억지로, 시간에 맞춰서가 아니라 그것이 제 모양을 갖출 수 있을 때까지 성내는 마음 없이 기다리는 것. '나의 뜻과는 사뭇 다른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것이 어쩌면 오늘날 우리들이 지고가야 할 십자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괜찮다고 말하는만큼 내 마음과 내 인생도 기다려주기. 그것이 그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때의 연민과 지혜를 더해 앞으로는 그렇지 않도록 조금씩 부서진 날들과 마음을 둥글게 만들어가는 일. 그런 온유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왜, 에 대한 성찰과 함께 받아들이는 것, 에 대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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