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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석이는 그런 내 강박의 희생양이었다. A형 공대생 형석이한테 나는 록 스타의 퇴폐와 자살충동을 요구했다. 그 애도 정말이지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취직해서 잘살 애한테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라는 질문을 수시로 하며 들볶았다. 정작 앞으로 살 일이 걱정되는 사람은 나인 주제에.

 훗날 강남역, 종로, 대학로 등 거리를 지날 때마다 나는 그 아이를 괴롭히며 쏟아냈던 개똥철학과 억지와 어리광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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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이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