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둘 /시드니

160323 : 느긋한 day off

김곰곰 2016. 3. 24. 01:25

이제 호주 생활에 적응이 어느 정도 됐는지 쉬는 날인데도 아침 9시쯤 일어나게 되었다. 물론 빠른 건 아니지만 우리 방식의 휴식이라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서 침대에 뒹굴뒹굴 하다가 오후 4시쯤에 아점저를 해먹거나 그쯤 준비를 하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다 새벽에 잠이 드는 것이 었기 때문에. 9시에 일어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냉장고를 탈탈 털어서 아스파라거스 샐러드와 소불고기를 다져 넣어서 라구같이 만든 토마토 스파게티를 아점으로 먹었다. 바람은 차갑고 햇빛은 따뜻한 오전에 빛을 받으면서 부엌 일을 천천히 하는 건 즐겁다. 설거지도 하고 보리차도 끓였다. 유리병에 담긴 보리차가 너무 예뻐서 오래 바라보았다.

오늘은 아이코닉스에서 산 잠옷을 받자마자 반품하러 우체국에 다녀왔다. 호주의 우체국이라는 곳은 국영인지 민영인지 헷갈렸다. 다양한 사무용품과 책 같은 걸 팔고 있었고 (괜찮은 수익모델일지도..) 우편물을 찾고 다음 번에는 별도의 ID를 가져오지 않아도 괜찮은 우체국 ID도 만들었다. 아이코닉스에서 100일간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물론 반품하기 위해 구매한 건 아니었지만 반품 라벨만으로 정말로 쉽고 간편하게 반품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타겟에서 저렴한 욕실 매트를 사고 이케아에 가서 거실 러그도 사고 콜스에서 너무나 맛있는 요거트도 발견했다. 책상 겸 밥상 밑에, 침대 옆에 러그를 까니까 딱 좋은 사이즈! 난방텐트 하고도 잘 어울릴 거 같아서 두근두근. 이렇게 다 샀는데도 큰 돈을 쓰지 않아서 기분이가 더 좋다.


+ 검사외전을 보았는데 문득 영화나 문학이 그 시대 상을 반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테랑 때도 그랬지만 우리 나라 정치나 경제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서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통쾌함을 느끼고 그것이 국민적 정서가 되가고 있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