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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시드니

20160722 : 이사하고 일주일

김곰곰 2016. 7. 26. 08:09

7월 17일 일요일, 첫 집에서 출근하고 새 집으로 퇴근을 했다. 집에 가는 길을 모르는데 신랑이 살 게 있다고 쇼핑센터에 왔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 현준씨와 셋이 이스트우드에 갔다. 이 집에 들어온 걸 환영하며, 함께 살게 된 걸 기념하면서 아구찜을 먹었다. 


7월 18일 월요일. 신랑은 출근을 하고 나는 집에 있었다. 날씨가 좋았다. 빨래를 돌리고 화장실 청소에 열을 올렸던 하루. 짐은 정리하지 못하고 몸 닿을 곳이 지저분한 게 마음이 쓰여서 락스로 열심히 청소를 했다. 두 사람의 친구가 와서 이른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었는데 여기서 먹은 삼겹살 중에 가장 실하고 맛이 좋았다. 전 주에 면접을 본 회사에서 혹시나 연락이 올까? 아마도 아닐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7월 19일 화요일. 역시 신랑은 출근을 하고 나는 집에 있는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갈 때까지는 방 안에 있는다. 일어났지만 조금 게으름을 피우거나 한 일도 없는 채로 피곤한 아침이다. 아마도 해야한다는 부채감 때문에 마음만 무거웠다. 짐 정리를 했다. 신랑은 옷을 개키는 것이 귀찮아서 모든 옷을 옷걸이에 걸어두고 꺼내입고 싶다고 했었던 기억이 났다. 이번 집은 옷장이 커서 신랑의 바람대로 정리해주었다. 몇 가지 분류 체계에 따라서 명확하게 정리했으면 좋겠다고해서 서랍의 두칸은 신랑, 밑에 두칸은 내 것으로 채웠다. 스타킹이나 목도리 같이 옷이 아닌 아이들은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큰 플라스틱 백에 넣어서 옷장 바닥에 두었다. 내 옷 두 박스를 빼고 모든 짐을 다 정리했다. 현준씨가 닭계장을 끓여서 모두들 오랜만에 뜨거운 국물과 하얀 쌀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7월 20일 수요일. 책을 빼고 나머지 모든 짐을 다 정리했다. 이불 시트도 새로 바꾸었다. 이제 여기서 살 모든 준비가 일단락되었다. 목욕탕 천장 환기구 청소만 마무리하면 당분간은 큰 청소없이 살 수 있다. 집을 다 정리했다는 생각이 들자 일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는 돈이 적어지고, 신랑이 버는 돈으로만 살아야하는게 미안한 기분이다. 하지만 눈치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약간의 자발성이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뭘 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가야할 방향을 못잡으니 하. 진퇴양난, 우울한 것도 아니고 절망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무기력할 뿐. 그래도 잠이 안와서 한인 사이트를 싹 뒤져서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들 몇 가지를 추려서 정리했다. 



7월 21일 목요일. 신랑의 쉬는 날. 오랜만에 신랑은 늦잠을 잤다. 늦잠이라고 해도 나보다 먼저 일어나 씻고 지난 주 쉬는 날에 마무리하지 못다한 RTA 일에 집중했다. 나도 마저 일어나 씻고 아이키아에 갈 생각이었는데 가구를 살 게 아니라 굳이 거기까지 갈 일이 없었다. 회사까지 걸어가는 길을 알려준다고해서 대학교 안을 걸었다. 방에서 필요한 몇 가지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일 쉬지 못하고 일해야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어쩐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일하지 않는 평일 내내 신랑의 쉬는 날을 기다리는 기분이 들었다. 


7월 22일 금요일. 신랑이 쉬는 날인데 일을 가게 되었다. 출근을 하고 나머지 두 사람이 출근할 때까지 방에서 이력서를 조금 손보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하고 한 군데는 월요일에 면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잘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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