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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한다. 워낙 운동량이 없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 시간에 잠들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좋은 생각보단 걱정이 더 많다. 그래서 매일 걱정하다가 해결책도 없이 잠이 들고 늦잠을 자고 늦은 하루를 시작한다. 다행스럽게도 하루 중 대부분은 늦은 밤의 걱정은 잊고 즐겁게 지낸다. 하지만 다시 밤이 되면 신랑은 먼저 잠들고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내 인생의 막연함과 나의 능력없음, 엄마에 대한 부채감과 건강에 대한 걱정, 동생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 아빠에 대한 고마움과 짜증 같은 걸 느낀다. 오늘은 더불어서 시어머니에 대한 정의할 수 없는 감정도 함께다. 이제 하루만 더 쉬면 연휴도 끝나고 결혼한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아주 대충이지만 이 과정이 끝나면 그 다음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하고 생각해봤다. 정보도 찾아보고 방향도 그려봤다. 바늘이 왔다갔다 하는 동안 이 생각도 견고해지면 2년 정도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지. 그동안 삶에 투신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 모든 부채감을 없앨만큼 양가 가족 모두가 건강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엄마가 갑자기 너무 많이 보고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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