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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이게 너무 무른 인간들은 지구가 오로지 나만 빼고 돈다. (중략) 당신만 각별하진 않다는 말이다. 자신의 상황만이 각별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자존감이 무르다는 방증이다. 자존감이 든든한 자는 자신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다는 걸 인정한다. 특별하지 않다는 게 스스로 못나거나 하찮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에게 무심하다.

 이 말은 남이 어떻게 생각해도 아무 상관 없다는 말과는 다르다. 남이 날 나쁘게 생각하면 기분 나쁘고, 남이 날 좋게 생각하면 기분 좋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남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의 뉘앙스와 조사까지 신경 쓰느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만이라도, 의식적으로, 당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투입해보시라. 그렇게 자신의 경계를 파악하고 그리고 그러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은 누가 대신 해줄 수도 없다. 모범 답안 따위도 없다. 당신이 스스로 겪고 배워야 한다. 삶 자체가 그렇듯. 당장은 이것부터 명심하시라. '당신만 각별하진 않다는 거.'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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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김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