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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깊게 깊게 가라앉는 심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침잠이라면 쓸쓸함은 연기같이 가벼운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이 있었지만 피곤해하니까 묻지 않는다. 놔준다. 묻지 않는다. 나는 편안하고 고요한 상태이고 너는 몹시 지친 모습이니까. 왜 나와 같지 않을까, 나에게 단 5분이라도 너의 시간을 기쁘게 받아주면 기쁘고 모든 게 다 괜찮아질텐데. 하지만 받아들인다. 잡을수록, 함께하자고 안으려할수록 멀어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 외로움을 밀어내는 악의는 없을 것이다. 그저 처음같지 않을 뿐. 그 처음이라는 호기심과 서로를 모르기에 조심하는 거리, 서로를 안을 수 있게 되었을 때야 말하는 환희보단 생활의 고단함이 내 어깨와 너의 눈커풀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 바랄 수는 없다. 그것은 강요한다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다만 이야기하고 싶었고 너에게는 어떤 놀이터가 제일 먼저 떠오르느냐고, 우리가 함께 각자의 놀이터를 밝은 낮에 갈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을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언젠가는 또 쓸쓸하고 가벼운 기억으로 남게될까. 너에게는 어떤 기억의 놀이터가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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