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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시드니

여유가 있으니 열심히

김곰곰 2017. 3. 15. 20:43



여름에 못다내린 비가 몰아서 내리는 건지 요즘 비가 많이 온다. 지난 주엔 내도록 흐리고 비가 왔는데 이번 주는 잠깐 맑았다가 이내 흐려져 비가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비가 많이 와서 꽃이 지고 있다. 아마 이 비가 끝나면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겠지만. 쉬는 시간을 잠으로 보내면 마음이 허망해져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있다. 하루에 한 두가지 일만 하지만 그 일은 성실히 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서방 출근할 때 일어나 도시락 챙겨주고 문 앞까지 배웅하고 다시 들어와 침대에 눕더라도 우선은 잠을 깨려고 한다. 책도 읽고 인터넷도 많이 하면서 뭘 해야될까, 어떤 내가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다. 빨래, 블라인드 수선, 청소, 환기 같은 걸 빠트리지 않고 하니까 집안이 쾌적해서 좋다. 집에서 쉬는 동안은 요리도 열심히 한다. 매일 열심히 저녁을 만들고 서방 다음 날 도시락도 싸주고 있다. 오늘은 미역을 넣은 된장국, 올리브 오일로 밑간을 해서 연어를 준비하고, 파프리카를 센 불에 구워서 껍질을 벗겨 가니쉬로 준비했다. 볶은 감자, 양파, 당근 위에 노릇노릇 구워진 연어를 올렸다. 구워먹는 치즈도 세 조각 굽고 타르타르 소스에 레몬도 쭉 짜고, 밥도 새로해서 투명하고 쫀득했다. 아, 오이를 얇게 썰어서 묽은 간장 소스를 만들어 부어서 반찬인듯 샐러드인듯 같이 먹었다. 맛있어서 보람 있었던 저녁 밥상. 내일도 즐겁게, 천천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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