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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이 듬직하기도 하고 조금은 애처롭기도 했다. 마치 공유하는 것처럼 지내고 있지만 나만의 무거운 문제라는 사실이 새삼 떠올라,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엇이든 혼자서 해 왔지만 사실은 사춘기 때도 보살핌을 받고 싶었나 봐. 어디를 가든 누가 같이 가 주고, 함께 생각해 주고, 끈기 있게 옆에 있어 주기를 바랐는데. 그것은 사치스러운 일이지만 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니까, 내가 원한 것은 아마도 그뿐이었으리라. 그것을 지금 받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 붕괴된다는 건 원래 있던 것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이런 미래가 오려나, 하면서 모두가 막연하게 품고 있던 것이 환상이었음을 알고, 들판에 내버려져 점차 헐벗어 가는 것이다.
나만큼 크게 망가진 사람도 좀처럼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망가진 가정의 사람들은 모두 많든 적든 옛날에 품었던 애정에 얽힌 꿈이 하나같이 환상이었다는 점에 가장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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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요시모토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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