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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서 그런 거예요. 웃는 돌고래.



아이들의 고민, 생각을 듣고 왜 마음이 아픈지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어린아이들이 스스로의 아픔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서점에 와 책을 읽다 이 책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아주 적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이런 일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지 않을까, 상처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있다고해도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아는 부모가, 이 책을 사주는 부모가 있을까. 없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소수이겠지. 그렇게 열린 부모가 되고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루키 말대로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도 모르게 어느 때인가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되버린다. 그것이 인생일지도 모른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고 그래서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이 당연한 사실에 위로 받으면서 우리는 모두 그렇게 커가고 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삼천원 쯤은 있다는 웃지 못할 대사를 말하지 않아도 정말로 이렇게 모두가 잘 자라서 무탈하게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란 생각을 한다. 부모로 인한 상처가 아니여도 이 책을 본다는 것 자체가 마음 아픈 적이 있다는 거고 마음이 아프거나 상처를 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건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의 느낌이 강하니까. 부모로서는 자신의 잘못을 일정 부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거니까. 모른 척 넘어갈 수 있고 또 넘어가고 싶을 것이다. 몰랐다고 말하는 무관심만큼 상대를 아프게 하는 일은 없다. 정말 모르는 건 한 두번이면 충분하다. 내가 부모라고 해도 어떻게 똑똑하고 건강하게 키울까에 대해서 고민하지 어떻게 마음 아픈 일 없이 건강한 아이로 키울까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이것도 내 세대에서 보고 자란 나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엄마들은 똑똑한 것 만큼 아이의 심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렇다면 아주 다행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누구에게나 있고 게다가 크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 상처는 대부분 어릴 때 생겨난 거니까 분명히 필요할 거 같다. 아이가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아이를 위해 엄마나 아빠의 불행을 참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고 어른이고를 떠나 한 개체의 인간으로 각 개인이 행복한 것이 중요한거니까. 반대로 당연히 행복한 아이를 위해서 부모가 희생할 필요도, 엄마 아빠의 만족을 위해 아이가 고통받을 필요도 없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같이 살아가고 배우고 충분히 느끼는 일. 그렇게 사는 게 좋은 일이지 않을까. 누구도 이야기해 준 적이 없어서 나는 소설에서 공감하고 마음을 쓸어내리면서 위로 받았다. 




- 엄마 아빠가 헤어졌어요


엄마 아빠가 이혼하고 두 달 전부터 엄마와 저, 제 동생만 같이 살고 아빠는 따로 살게 되었어요. 엄마 말이 아빠가 바람을 피워서 이젠 같이 못 산대요. 그런데, 저는 아빠가 보고 싶어요. 엄마한테 말하면 화내실까 봐 말은 못 하지만 아빠 생각이 나서 가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어요. 아빠가 저희에게 잘해 주셨던 게 자꾸 생각나요.


초등학교 4학년 김빛나(여)





 빛나가 많이 슬퍼하고 있고, 아빠도 보고 싶군요. 엄마 아빠도 지금 많이 힘든 상태일 거예요. 살아가면서 이렇게 힘든 때를 지나기도 해요. 

- 아이가 살아간다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힘든 일이 있기도 하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까. 받아들여줄 수 있을까. 모두 방어기재 없이 어떤 순간에 맞닥들여지면서 살아간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야말로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납득할 수 없기도 하다.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 하지만 정말로 이해할 수 없을 때도 있다. 나는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표현에 냉정하게 아니라고 못하겠다. 저 말을 빌려 핑계를 대는 건 그야말로 최악이고 그저 서로를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때가 누구에게나 있을 '수도' 있다는 경우의 수를 말할 뿐이다.  

 사랑하던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해도, 영원히 같이 살지 않을 수 있어요. 부모님이 별거하거나 이혼했을 때, 직장 때문에 멀리 가 계실 때는 물론이고 사고나 병으로 돌아가셔서 함께 살지 못할 수도 있어요. 부모님이 헤어져 살기로 결정했다면 당연히 여러분에게는 슬프고 서운한 일이겠지요. 엄마 아빠가 서로를 비난하는 상황도 견디기 힘들 겁니다. 여러분의 몸과 마음속에 엄마 아빠가 똑같이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한쪽이 비난받으면 여러분 몸과 마음도 같이 괴롭겠지요. 엄마 아빠 누구 편을 들더라도 죄책감을 느끼게 될 거고요.

 부모님이 사이가 좋지 않거나 헤어지게 되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많아요. 자기가 말을 안 들어서, 공부를 안 해서, 나쁜 아이여서 그렇다고요.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랍니다. 그건 엄마 아빠 두 분 사이의 일이에요. 헤어지기로 결정한 두 분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눈을 감고 이렇게 말 해 보아요.

- 왜 나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걸까?그건 선생님 말대로 내 몸과 마음속에 엄마 아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하니까. 사랑하게끔 서로를. 세상에 나온 일도 아무 것도 모른 채 매일 커가는 게 일인 게 아이들이다. 크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거고. 어느 덧 나이가 이렇게 들어서 내일 당장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가지게 되도 이상하지 않다. 되려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보다는 부모가 되는 쪽이 가깝다. 하지만 역시 내 안에 어떤 상처를 생각해보면 그건 전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는 일일 수 있지만 마음이 아팠다. 처음으로 행복하지 않은 상태, 불행함을 느꼈고 매일이 새롭게 힘들었다. 나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만 마음이 초조했고 나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불행을 왜 훈장처럼 여기면서 특별하다고 느끼고 싶었던걸까. 그건 그야말로 누구에게는 일어날 수 있고 누구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 중에 하나인데. 그걸 끌어안지 않고 다른 많은 일들에 긍정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 받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었겠지.




 "엄마, 아빠!

 두 분이 어디에 계시든지, 제 부모님이세요.

 언제나 나는 엄마 아빠 두 분의 아이예요.

 저는 두 분을 똑같이 존중하고 사랑해요.

 제 몸과 마음에는 항상 두 분이 들어 있어요.

 저를 낳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을 하고 나니 기분이 어떤가요? 부모님이 왜 헤어지는지 알려 하지 말고 그대로 존중하세요. 어느 한쪽을 편들지도 말고요. 헤어지는 데는 까닭이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가 전부는 아니랍니다. 정작 부모님들도 그 이유를 완전히 알지 못할 수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은 더더욱 모를 거고요.

 이유를 잘 모르더라도 여러분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세요. 눈을 감고 이렇게 이야기해 보는 거예요.


"저는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갈 거예요.

 두 분이 제 안에 계시니까 힘을 낼 거예요.

 엄마 아빠! 저를 축복해 주세요."






+ 부모님께


두 분이 헤어지더라도 아이들의 부모인 이상 영원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부가 헤어지는 것은 온전히 두 사람이 감당해야 할 책임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부 사이의 일을 이야기하고 위안 받으려 하지 마세요. 배우자를 비난하는 것도 아이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는 일입니다. 아이들 또한 스스로 이겨 내야 할 아픔과 슬픔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감당해야 할 슬픔을 이겨 내고 잘 클 수 있도록 축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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